페더러 은퇴 발표문(전문) "난 정말 테니스를 사랑했다. 너를 절대로 떠나지 않을거야"
[백승원 객원기자]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15일 밤(한국시간) SNS를 통해 발표한 4페이지의 은퇴 전문입니다.
로저 페더러, 은퇴 발표 전문 (스위스, 2022년 9월 15일)
제 모든 테니스 가족들과 그 너머의 분들께,
수많은 세월동안 테니스가 저에게 준 모든 선물들 중 가장 으뜸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바로 제가 테니스를 하며 만난 분들입니다: 제 친구들과 함께 경쟁했던 선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스포츠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팬분들 말이에요. 오늘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몇가지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듯, 지난 3년은 부상과 그에 따른 수술로서 많이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끊임없이 다시 투어생활을 하기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반면, 저 역시 제 몸의 능력과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들어 제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 또렷해졌습니다. 저는 이제 만 41세입니다. 지난 24년동안 1,500 경기 이상을 했어요. 테니스는 제가 꿈꾸었던 것보다 저를 훨씬 후하게 대해주었어요. 그리고 이제, 저는 제 선수로서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되었음을 인정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주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이, 제가 선수로서 경기하게 되는 마지막 ATP 무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테니스를 더 칠겁니다. 하지만, 그랜드슬램에서 혹은 투어 생활을 하는 선수로서는 아닐거에요.
이것은 달콤씁쓸한 결정임이 틀림 없습니다. 앞으로 저는, 그동안 투어가 제게 준 모든 것들이 그리울 것이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축하할 일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지구상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겐 테니스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주어졌고, 실제로 제가 미쳐 상상하지도 못했을 정도로, 그리고 제 예상보다 훨씬 길게 그 일을 해냈습니다.
특별히 제 아내인 미르카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아내는 저와 모든 순간 함께했지요. 매 결승 직전 저를 따뜻하게 해주었고 수없이 많은 제 경기를 지켜봐주었습니다. 그녀는 8개월 이상 만삭이었을 때조차도 그렇게 해 주었어요. 그리고 20여년간의 투어생활을 하며 저의 바보 같은 부분들까지도 모두 잘 견뎌주었습니다. 또한 저를 지지해주고 있는 멋진 네 명의 자녀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제 자녀들은 투어 생활을 함께하며 매번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는 것을 좋아했고, 함께하며 매번 멋진 기억들을 선물해주었죠. 제 가족들이 제 편에 서서 저를 응원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감정들은 제가 평생 간직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사랑하는 부모님과 누나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아무 것도 가능하지 못했을 거에요. 그리고 저를 지도해주신 지난 모든 코치님들께도 고맙습니다. 코치님들은 항상 제가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죠. 정말 멋졌어요! 그리고 스위스테니스협회에도 고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를 꾸준히 믿어주셨기에, 테니스에서 멋진 시작을 할 수 있었어요.
또한 제 멋진 팀과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며 그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반(Ivan; (Ivan Ljubicic) 이반 류비치치 코치), 대니(Dani; (Daniel Vallverdú) 대니 밸버두 코치), 롤랜드(Roland), 그리고 특별히 세브(Seve; 세버린 루씨 코치), 피에르(Pierre; Pierre Paganini, 피트니스 코치)께 고맙습니다. 두 코치는 저에게 항상 최고의 조언을 해주면서 항상 저와 함께 했어요. 그리고 제 매니저인 토니(Tony Godsick)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는 17년동안 제 업무를 매우 창조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정말 멋졌어요. 토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또한 저의 충실한 스폰서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들 모두 저에겐 마치 파트너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ATP 투어를 위해 열심히 일해준 팀과 모든 대회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들은 변함없이 친절하게 우리 모두를 환대해주었습니다.
투어에서 저와 함께 경기해준 선수들에게도 고맙습니다. 덕분에 결코 잊지 못할, 멋진 대 서사시와 같은 경기들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매번 공평하되, 열정을 가지고, 그리고 격렬하게 싸웠습니다. 저는 항상 게임의 역사 자체를 존중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경기장에서 우리는 서로를 몰아붙이며, 우리 모두가 테니스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지지를 보내준 제 팬들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러분들 한 분 한 분이 저에게 얼마나 큰 힘과 믿음을 주었는지 모르실거에요. 관중들로 꽉채워진 경기장에 들어설 때의 그 웅장한 기분은 제 삶에 있어서 정말 큰 전율 중 하나였습니다.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제가 이뤄낸 그러한 성공들이 기쁨과 에너지로 가득 차기보단 외롭다고 느꼈을거에요.
투어에서 지난 24년동안 멋진 여행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보면 24년이 마치 24시간처럼 빠르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또 매우 심오하면서도 마치 마법처럼 그게 제 평생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여러분들 앞에서 40개국 이상의 나라를 돌며, 경기할 수 있었던 저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기쁨을 느꼈고, 고통도 느꼈죠. 그와중에 무엇보다도 저는 믿을수 없을 만큼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제 여정을 통해 평생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바로 각자의 바쁜 시간 중에도 꾸준히 제 경기를 직접 보러 와주셨고, 온 세계를 통해 저를 응원해주셨던 분들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테니스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었을 무렵, 저는 제 고향인 스위스 바젤에서 볼키즈였어요. 볼키즈였던 저는 선수들을 궁금증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죠. 당시 제겐 선수들이 마치 거인들과 같았어요. 그리고, 저는 그들을 보며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제 꿈은 저를 더욱 열심히 테니스에 매진하게 했고,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몇몇 성공들은 저에게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고, 그것들이 오늘 이 순간 이 멋진 여정으로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진심을 담아 여러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어린 스위스 볼키즈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도와준 전세계 모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테니스 게임 자체에게 전해요 : 난 널 정말 사랑해, 그리고 널 절대로 떠나지 않을거야.
로저 페더러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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