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귀국' 예고한 조현천..檢 '계엄 문건' 투트랙 수사?

한동오 2022. 9. 1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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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작성된 이른바 '계엄 문건'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습니다.

수년 동안 해외에서 사실상 도피 생활을 하며 수사를 피해왔었는데, 돌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겁니다.

해당 문건이 정치적으로 왜곡됐다며 최근 국민의힘이 고발장을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

'탱크 200대와 무장 병력 4,800명, 특전사 1,400명을 투입한다'.

지난 2018년 공개된 옛 국군기무사령부의 전시 계엄 관련 문건입니다.

[김형남 /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2018년 7월)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 계엄군이 시민들을 학살하고 진압했던 구성과 굉장히 흡사하다고….]

그러나 당시 100일 넘게 진행된 군·검 합동수사단 수사는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문건 작성 책임자로 지목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미국 출국 뒤 돌아오지 않아 실제 내란 음모가 있었는지 윗선 규명에 실패해서입니다.

[노만석 / 군·검 합동수사단 공동단장 (2018년 11월) : 이 사건 전모와 범죄의 성립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 전 사령관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현재까지 소재가 불명한 상태입니다.]

시민단체와 현지 교민들은 현상금까지 내걸며 조 전 사령관의 행방을 쫓았고, YTN 취재진도 미국에서 형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찾았지만 끝내 조 전 사령관을 만나진 못했습니다.

[조현천 전 사령관 형 추정 교민(2018년 11월) : 아니, 그 사람이 무슨 죄를 지었어. 뭐 알지도 못하면서…. 유튜브도 안 봐? 체포 영장 발부된 거 다 해제됐잖아, 그거.]

그랬던 그가 출국 5년 만에 처음으로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건 작성의 최고 책임자로서 계엄 문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계엄 문건과 관련해 당시 국방부 장관 등이 검찰에 고발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늘고 있다는 배경도 언급했습니다.

자신이 핵심 피의자인 '계엄 문건' 기존 수사보다는, 국민의힘이 고발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국민의힘은 최근 문재인 정부 국방부 수장이던 송영무 전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계엄 문건에 불법성이 없는데도, 정치적으로 내란 음모 프레임을 씌워 국가 안보 문란 행위를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당사자가 귀국할 경우 기소중지 사유가 해제되는 만큼, 절차대로라면 기존 계엄 문건 사건과 국민의힘 고발 사건이 동시에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계엄문건 작성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밝히는 수사와 함께, 관련 의혹 제기 자체가 정치적인 왜곡이었다는 상반된 주장을 검찰이 동시에 수사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겁니다.

물론, 배당이 관건입니다.

기존 기소중지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있지만, 현재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가 한창이라, 수사 여력이 될진 미지수입니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조 전 사령관이 귀국하면 조치를 취할 거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대검찰청도 국민의힘이 제출한 고발 사건 배당을 놓고 고심 중입니다.

계엄 문건을 둘러싼 엇갈린 의혹의 검찰 수사가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YTN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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