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점 잡힌 '대전 린스컴' 윤산흠, 한화 불펜 기둥이 됐네

김경학 기자 2022. 9. 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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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체구에도 역동적 투구폼 강점
커브 궤적이 좋아지며 '호투 행진'

‘대전 린스컴’이라 불리는 선수가 있다. 프로야구 한화 우완 투수 윤산흠(23·사진)이다. 키 177㎝, 몸무게 68㎏으로 비교적 작은 체구와 허리를 크게 뒤로 젖히는 역동적인 투구 동작이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투수 팀 린스컴을 닮아 붙은 별칭이다. 제구가 불안정해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최근 제구가 안정되고 구속도 향상되며 한화 불펜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산흠의 야구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KBO 2018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날, 안우진(키움)·곽빈(두산)·강백호(KT) 등 굵직한 동기를 둔 윤산흠은 신인 드래프트를 남의 일로 여기며 중계로만 지켜봤다.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대학 진학 대신 독립리그를 택했다. 2019시즌 입단 테스트를 받고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이때 투구 동작을 현재와 비슷하게 역동적으로 바꿨지만, 부상 등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듬해 방출됐다. ‘KBO리그 레전드’ 송진우가 감독으로 있던 독립구단에 입단한 그는 독립리그에서 노히트 투구 등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고, 지난 시즌 도중 한화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그는 투구 동작을 조금 더 가다듬기 시작했고, 비시즌에 투구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 구속을 시속 150㎞까지 끌어올렸다.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이후 퓨처스와 1군을 몇 차례 오간 그는 지난 6월14일 콜업 이후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올 시즌 27.1이닝(28경기)을 던진 윤산흠의 성적은 평균자책 2.63에 1패 3홀드 21볼넷 39삼진. 윤산흠의 삼진 능력은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 9이닝당 삼진은 12.84개에 달한다. 지난 2일 키움전부터 지난 13일 KT전까지 3경기 연속 삼진을 2개씩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패스트볼과 커브, 두 가지 구종만 구사할 수 있는 윤산흠의 삼진 비율이 높은 이유는 독특한 투구 동작과 공의 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한 극단적인 오버핸드 투구로 공을 뿌리는 타점이 높고, 투구 직전까지 최대한 공을 숨기는 ‘디셉션’ 기술에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최근 커브를 던질 때 투구 동작뿐 아니라 공의 궤적도 패스트볼과 거의 비슷해지는 일명 ‘터널링’이 좋아지고 있어 구종 파악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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