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성분 위해성 논란..새치 샴푸, 계속 써도 괜찮나
화장품 사용 금지 행정예고
일부 제품, 내년 시장 퇴출 위기
시장 급성장, 안전성은 아직
대면 업무가 많은 A씨(47)는 깔끔한 인상을 위해 석 달에 한 번씩 새치 염색을 한다. 그는 최근 홈쇼핑 방송을 보다가 머리만 감아도 흰머리가 검게 변한다는 광고에 반해 새치 샴푸를 샀다.
A씨는 “염색을 하면 눈도 시리고 머리까지 아픈 데 비해 샴푸로는 손쉽게 염색할 수 있을 것 같아 샀는데, 위해성 논란이 일어 샴푸를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새치 샴푸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화장품 대기업, 제약사까지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안전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o-아미노페놀 등 5개 염모제 성분을 화장품에 쓰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식약처는 염모제 76개 성분에 대해 정기 위해평가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이들 성분의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사용 금지 목록에 추가하기로 했다. 유전독성은 특정 성분에 오랜 기간, 반복 노출 시 유전자가 변형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식약처는 행정예고에서 제시된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고시 개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으로 o-아미노페놀이 들어간 토니모리 ‘튠나인 내추럴 체인지 블랙샴푸’는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됐다. 식약처 예정대로라면 내년 6월부터 생산이 금지되고, 2년 뒤부터는 팔 수도 없다.
토니모리 측은 대응을 고심 중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3월 출시 당시에는 식약처가 허가한 성분에 따라 만든 제품이었으나, 안전 고시가 바뀐 만큼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정기 위해평가 대상 성분에는 ‘2-아미노-6-클로로-4-니트로페놀’도 포함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이펙터 블랙샴푸’에 사용됐다. 아모레 관계자는 “해당 성분은 미국 화장품성분검토위원회와 유럽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만큼 평가를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새치 샴푸 시장은 4060세대들에게 지지를 얻으며 틈새를 넘어 시장 내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샴푸로 염색을 간단히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홈쇼핑에서는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새치 샴푸 열풍을 일으킨 곳은 스타트업 모다모다였다. 모다모다가 지난해 선보인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일명 ‘회춘샴푸’로 불리며 한국을 넘어 미국 아마존에서도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의 위해평가 등을 근거로 주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에 유전독성 우려가 있다며 사용을 금지했고, 모다모다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추가 검증을 요구했다.
식약처는 규개위의 판단을 반영해 2년6개월간 추가 검증을 통해 사용 금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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