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신당역 살인사건' 역무원 3일 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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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딸은 3일 전 아버지에게 보낸 메시지를 끝으로 더는 말이 없었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20대 역무원 A씨의 큰아버지는 "조카가 3일 전 '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 1년 동안 아빠를 오해하고 살았어요, 정말 미안해요'라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울먹였다.
A씨의 부친은 '아빠가 잘못했다, 이해해주면 안되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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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 동안 과수석 놓치지 않은 우등생..집안의 자랑이었는데"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딸은 3일 전 아버지에게 보낸 메시지를 끝으로 더는 말이 없었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20대 역무원 A씨의 큰아버지는 "조카가 3일 전 '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 1년 동안 아빠를 오해하고 살았어요, 정말 미안해요'라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울먹였다. 그는 "(조카가 보낸) 편지 길이는 1매를 차지할 정도로 장문이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부친은 딸이 고향에 자주 들르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컸다. 지난해 10월부터 부녀는 거의 1년간 대화가 끊긴 상태였다. A씨의 부친은 '아빠가 잘못했다, 이해해주면 안되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A씨 큰아버지는 "아빠 입장에선 자주 보고 싶으니 '자주 오라'고 했고 (조카는) '시간이 없어서 잘 못 내려간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A씨는 고교 시절부터 대학까지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그는 "특목고등학교 중에서도, 대한민국 수재 1등만 뽑아서 입학시키는 학교에서 (A씨는) 3년 동안 1~3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교에서도 그의 조카는 4년 동안 과 수석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었다. 졸업 직후에는 곧바로 공기업에 입사해 '시골에서 용 났다'는 말은 조카에게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상상이라도 되느냐"며 "이렇게 앞날이 창창했는데 집안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나 자신이 해줄 수 없는 게…"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A씨가 사건의 피해자로 기억되기만을 원치 않았다. A씨 작은아버지는 "조카는 사망할 정도의 상처를 입고도 벨을 눌러서 범인을 바로 검거할 수 있게 했다"면서 "범인이 도망갔다면 많은 시간 허비했겠나. 조카가 마지막까지 할 일을 다 했다"며 돌아섰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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