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앙아시아서 파격 환대..국제무대 복귀로 위상 과시

이종섭 기자 2022. 9. 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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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8개월 만의 순방..카자흐·우즈벡 정상, 이례적 공항 영접
SCO 정상회의선 푸틴 만나 반미·반서방 전선 논의 머리 맞대
두 정상 우즈베키스탄에서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사진)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날 밤 앞서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앞)이 공항까지 영접 나온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함께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사마르칸트 | 로이터·신화연합뉴스

2년8개월 만에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에서 대대적인 환대를 받으며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며 우군을 확보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심화 방안과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처음으로 해외 방문에 나선 시 주석은 전날 전용기 편으로 카자흐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했다. 2박3일간의 짧은 순방 일정이지만 시 주석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가지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 각국의 자주적 발전 경로와 독립·주권·안보 수호를 확고히 지지하며 외부세력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각국 대통령도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주권 및 영토 완전성 수호를 확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전날 카자흐스탄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발표한 양국 수교 30주년 공동성명에서도 대만 문제를 주요하게 다뤘다. 성명에는 “카자흐스탄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하고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에도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주변국들의 지지와 우군을 확보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달 자신의 3연임을 확정할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해외 순방지를 자신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요충지인 중앙아시아로 택하고 자국 주도 경제안보협의체인 SCO 정상회의를 다자외교 복귀 무대로 삼은 것은 일단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전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파격적인 환대를 받았다. 양국에서는 토카예프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각각 총리와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대동하고 직접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영접하고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열었다. 또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고 등급의 ‘금독수리 훈장’을 전달했다. 정상외교에서 각국 정상이 직접 공항에 나와 상대국 정상을 맞이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의 외교적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기회가 된 셈이다.

시 주석은 여세를 몰아 16일까지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함께 반미·반서방 전선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는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 진행된 회담 이후 7개월여 만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에는 처음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상대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두 사안에서 미국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SCO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란을 9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하는 등 외연을 확대하고, 국제 현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입장을 담은 ‘사마르칸트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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