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타이완 도발 규탄"..시진핑 "강대국끼리 협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 시각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한다"며 "타이완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들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혼돈스러운 세계에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비공개 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상호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서로 강력하게 지지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고 CCTV는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대러 제재 및 비판에 선을 그으며 간접적으로 러시아 입장을 지지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서방의 경계 및 견제를 의식한 듯 두 정상은 군사·안보 분야 협력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아꼈지만 에너지 거래를 포함한 교역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중국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무역, 농업, 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길 원한다"고 말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국 측과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소통과 협력을 심화하고, 무역을 확대하고, 에너지 등 중점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금 세계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오직 변하지 않는 것은 러·중 우정과 상호 신뢰"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전면적 전략협력 관계는 산처럼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러 정상의 대면 회담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2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 이후 7개월여 만입니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 대면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미국의 대중국 군사·경제 관련 견제 강화 등 배경 속에 반미를 고리로 한 전략적 공조 의지를 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양측은 회담 후 별도의 공동성명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김성주 기자 (flying94@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