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모니터 1003대로 쌓은 거대탑.. 백남준 '다다익선' 4년 만에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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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역사적 미디어아트 작품 '다다익선'이 3년에 걸친 보존, 복원을 마치고 15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날 "국내외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2019년 9월 '다다익선 보존·복원 3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작품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되 불가피한 경우 일부 대체 가능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다다익선 보존·복원 사업을 완료했다"며 "1988년 9월15일 최초 제막일에 맞춰 다다익선을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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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보존·복원 완료
점등 직후 1대 꺼져.. "노후화 탓"
다다익선은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와 맞물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건축 특성에 맞게 기획·제작된 상징적 작품이다. 총 1003대의 브라운관 모니터가 활용돼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다. 작품을 마주했을 때 거대한 크기가 주는 압도감, 화려하게 돌아가는 모니터가 보는 이 감각을 사로잡는다. 영상에서는 동대문, 남대문, 고려청자, 한복 등의 이미지와 파리의 개선문, 파르테논 신전, 뉴욕 빌딩들이 교차하는 등 동서양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003년 모니터를 전면 교체하는 등 약 30년 동안 수리를 반복해오다 2018년 2월 전면적인 보존·복원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1003대 CRT 모니터 및 전원부 등에 대한 정밀진단 후 중고 모니터 및 부품 등을 수급해 손상된 모니터 737대를 수리·교체했다. 또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상단 6인치 및 10인치 CRT 모니터 266대는 기술 검토를 거쳐 모니터의 외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평면 디스플레이(LCD)로 제작·교체했다. 냉각설비 등 작품 보존환경을 개선하고, 8개 영상작품을 디지털로 변환·복원했다. 지난 6개월간 시험 운전을 통해 가동 시간별 작품 노후화 정도 등을 점검했고 이날 정식으로 재가동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나 점등 5분 만에 한 대가 꺼졌다. 미술관 관계자는 “CRT TV 노후화 때문”이라며 “언제든 또 꺼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자재 생산이 중단돼 양질의 중고품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미술관은 가동 시간을 주 4일, 하루 2시간으로 정하고, 작품 상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보존·복원 3개년 예산은 37억원이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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