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 수리남, 넷플 구원투수 될까

권이선 2022. 9. 1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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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사이비 종교'.

이 두 가지 자극적 소재가 결합한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사진)은 매력적인 외형을 갖춘 작품이다.

수리남 정부도 이 작품이 자국을 '마약 국가'로 그려낸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제작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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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닷새 만에 상위권.. 연출 등 호평
도식적 인물 설정·느린 전개 비판도
수리남 "이미지 훼손" 법적 대응 예고
‘마약’과 ‘사이비 종교’. 이 두 가지 자극적 소재가 결합한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사진)은 매력적인 외형을 갖춘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350억원)가 투입된 데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공작’을 만든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는 사실도 ‘수리남’이 공개 전부터 넷플릭스 부진을 해결할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을 보탰다.

지난 9일 베일을 벗은 ‘수리남’은 공개 닷새 만에 넷플릭스 TV 쇼 부문 글로벌 톱 3위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왕’ 전요환(황정민 분)에 배신을 당한 민간인 강인구(하정우)가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와 비밀 임무를 진행하는 내용이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 밀매조직을 운영한 조봉행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 작품 영어 제목 ‘나르코 세인츠(Narco-Saints)’는 자연스럽게 마약 카르텔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를 떠올리게 한다. 수리남에서도 나르코스 등장인물인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칼리 카르텔이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나르코스’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치밀한 심리게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단한 장르 법칙 속에 인물들에 개성 강한 색깔을 입혔다는 것. 특히 윤 감독은 누아르와 첩보극으로 다져진 장기를 아낌없이 펼친다. 악랄한 사이비 목사 황정민과 능청스럽고 투박한 하정우 연기 대결도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 배우들의 열연, 실감 나는 연출을 모두 갖춘 작품이지만 드라마로서 흥미를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느린 전개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위기마다 민간인인 강인구의 영웅적 면모를 반복해 강조하면서 현실감과 공감대를 찾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반부로 갈수록 주요 등장 인물의 설정과 연기 모두 도식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수리남’은 외교 결례 논란에도 휩싸였다. 구체적 국가명을 명시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하거나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에서다. 수리남 정부도 이 작품이 자국을 ‘마약 국가’로 그려낸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제작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외교 당국은 수리남 교민의 불이익이나 물리적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를 높이고 있다. 수리남 외교를 맡고 있는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13일(현지시간) ‘수리남 한인사회 대상 안전공지’를 올리며 “각자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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