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수리남'으로 에미상 시상식 가고 싶다" [인터뷰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에서 수완 좋은 민간인 사업가 강인구를 연기한 하정우를 만났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윤종빈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장첸이 함께 해 공개 이후 호평 속에 글로벌 순위도 높아가고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있었던 '조봉행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고 조봉행이 칼리 카르텔과 손 잡고 스리남 최고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넷플릭스에서도 시리즈가 나온 '나르코스'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형상과 몰락, 이를 잡기 위한 미국 마약 단속국 DEA의 이야기)와도 비교가 되는 등 '수리남'은 작품 외적으로도 엄청난 이야깃거리와 화제를 몰고 있다.

하정우는 "우리 작품이 월드 와이드로 세계적인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나르코스' 시리즈도 너무 재미있었고 스핀 오프도 나왔다. 그래서 동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라는 호기심은 있을 것 같다. 한국 사람이 수리남에서 어떻게 했나라는 특색은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어쩌면 서양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마약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한국인의 관점에서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이 작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첫 번째 마음은 영화 같은 시리즈물, 어느 정도 밀도와 퀄리티 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윤종빈 감독과 저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인정받고 자리 잡게 해주고 사랑해 준 관객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선물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한 작품이다."라며 이 작품에 가지는 각별한 의미를 전했다.

아주 오랜만에 시리즈에 도전한 하정우는 "영화에 비해 시리즈나 드라마는 시간 제약이 덜하니 창작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영화는 2시간에서 2시간 반 사이에서 이야기를 했다면 시라즈는 그런 상상력을 더 확장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배우의 입장에서도 캐릭터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때 훨씬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서 덜 부담스럽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시리즈의 매력을 꼽으며 "이 작품을 하는 동안 저의 지난 영화 중에 어떻게 시리즈로 만들면 재미있을까도 생각해 봤다. '베를린' '군도' '황해' 등의 작품이 시리즈화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캐릭터나 스토리의 확장이 가능했던 작품을 언급하기도 했다.

'수리남'에 같이 출연했던 박해수는 하정우와 인터뷰를 하던 날 미국 LA에서 에미상 시상식에 참여했었다. 하정우는 "그렇잖아도 제작발표회가 끝난 뒤 바로 미국에 간다고 하더라. 인터뷰에 오기 바로 전에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가 상 받은 걸 봤다. 대단하더라."라며 우리나라의 시리즈로 세계 무대의 한 가운데서 인정받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배우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길이 많아진다는 건 감사한 것 같다. 예전에는 드라마 아니면 영화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그 폭이 엄청 넓어졌다. 배우뿐 아니라 감독이나 스태프들도 어렵게 한 번의 기회를 얻기 보다 여러 번의 기회를 통해 각자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수리남'도 에미상에 갈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국내 시상식 뿐 아니라 해외 시상식까지도 기회가 열려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글로벌 시상식의 진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외적으로 우리나라의 배우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고 시장도 커지는 반면 하정우는 배우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갈수록 어렵다. 1번 주연으로서 스토리를 가지고 가면서 어떻게 하면 더 새롭고 나아진 걸 보여줄 수 있을지가 고민된다. '백두산' '신과 함께' 1,2편도 그랬지만 특히 이번 '수리남'에서 흥미로운 캐릭터로 시너지를 내는데 고충이 컸다. 내가 너무 튈 수도 없는데 그러면서도 어떻게 하면 극적으로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라며 기대했던 수준의 연기가 아닌 그 이상의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기임을 밝혔다.

앞으로 영화 '피랍'도 선보이게 되겠지만 그의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하며 "차기작도 OTT의 시리즈물로 제안을 받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기획은 좋은데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또 '신과 함께'도 3,4편의 시나리오가 작업 중으로 알고 있어서 다른 작업과의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라며 작품 선정에도 많은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인 논란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작품이고, 숨죽여 지냈던 2년 반의 기간 동안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엄청난 성장을 했다. 엄청 많은 후환이 있을 것 같은 하정우지만 그는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수리남'을 그냥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 그거 말고는 딱히 바라는 건 없다."라고.

14일(수)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공개 3일 만에 누적 시청 시간 2천60만을 기록하고 한국, 홍콩, 싱가포르, 케냐 등 13개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 '수리남'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