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저전력 혁신기술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우상규 2022. 9. 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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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경경영전략' 선언
메모리 반도체 전력사용량 절감
7대 가전 에너지 효율 기술 적용
전력소비량 평균 30% 개선 계획
업무용 차량 전기·수소차로 전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삼성전자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환경경영전략’을 15일 발표했다.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에도 가입하기로 했다. 인류의 당면 과제인 환경위기 해결에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책임감’에 따른 것이지만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초저전력·초절전 혁신기술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삼성전자는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 순환을 극대화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대표이사 명의로 올린 ‘신환경경영전략 CEO 메시지’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초격차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스마트폰·TV·냉장고·세탁기·에어컨·PC·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에너지 효율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7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1500여대)을 100% 무공해 차량(전기·수소차)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통해 데이터센터,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전력 사용량 절감에도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 메모리 저장장치 SSD ‘PM9A3’는 이전 세대보다 전력효율이 약 50% 향상됐다.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전체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자원 순환 활용도 극대화해 2030년에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반도체), 사용 물 100% 환원(DX부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억6400만t에 달하는 용수를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재사용량은 9394만t에 그친 바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 미흡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는 환경위기

삼성전자가 전 세계 32개국에서 한 해에 생산하는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전자제품은 총 5억대에 달한다. 소비 전력도 25.8TWh(테라와트시)로 세계 ICT 기업 중 가장 많다. 알파벳(구글 모기업, 18.2TWh), TSMC(18.1TWh), 인텔(9.6TWh), 애플(2.9TWh) 등보다 월등히 많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수급이 원활한 미국과 중국, 유럽 내 전체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의 100%를 이미 재생에너지로 전환했지만, 핵심 생산기지가 밀집한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지난해 기준 16%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 사업 경쟁사인 미국 인텔과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스마트폰 사업 경쟁사인 미국 애플 등이 이미 RE100 캠페인에 가입했지만 유독 삼성전자가 가입 선언을 미뤄온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1700여만t의 탄소를 배출했다. 삼성전자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그만큼의 탄소 배출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이는 소나무 20억그루가 한 해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자 자동차 800만대가 운행을 중단하는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새 정부가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 비중 확대를 추진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기존 계획보다 더 축소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따르면 2030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10월 확정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보다 8.7%포인트 하락한 21.5% 수준이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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