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지도자의 결단이 중요..내년 지나면 기회의 窓 닫힐 것"
제주포럼 주제발표·토론 통해
한일관계 톱다운 해결책 주문
올해 양자회담 등 물꼬 열리면
내년 日G7계기 본격적 정상화
"정치가 민간교류 방해 안돼"
양국 의원들, 인적교류 확대 희망
이날 한일 양국 인사들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제주포럼에 모여 토론을 갖고 이같이 조언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현재 한일관계를 '다중복합골절' 상황으로 규정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여러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양국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한일관계가 '읽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의미있는 관계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는 양국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토론 사회를 맡은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지도자가 한일관계에 의지를 담아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결단하지 않으면 (상황이) 절대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신각수 전 주일대사도 "한일 모두 서구와 달라 상향식보다 하향식 의사결정이 많다"면서 "정상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양국 정상이 빨리 만나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한일 양국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기회의 창'이 오래 열려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시노 교수는 "일단 이달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는 게 좋고, 12월 (인도네시아) 발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도 있다"면서 올해 양국 정상이 내실있는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면 내년에는 한일관계 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일관계 상황이 풀려나가면) 내년에 히로시마에서 열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초청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다면 한일관계가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니시노 교수는 2024년에는 한일 모두 총선과 자민당 총재선거 등 민감한 정치일정이 있어 관계계선의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 밑돌을 놓고, 내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날 토론자들은 양국 지도자들이 조기 정상회담을 통한 한일관계 개선을 결단하기 위해 먼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강제징용 피해배상을 위한 한국 내 일본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 절차를 동결하고, 일본도 한국을 겨눈 수출규제를 푸는 '미니 패키지 딜'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봤다.
이번 토론에서는 지난 10년 간 지속된 한일갈등이 양국 간 경제·국력 격차 해소에 따른 '성장통'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1965년 한일관계 정상화 당시 9배에 이르던 한일 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역전에 가까울 정도로 급성장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번 제주포럼에 참여한 한일 인사들은 한일 정부·정치권의 대립이 서로에 대한 민간의 뜨거운 관심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네하라 노부카쓰 일본 도시샤대 교수는 "일본 내 한국 드라마와 K팝 인기는 실로 엄청나고 젊은 일본인들은 한국에 별로 악감정이 없다"면서 "한일관계를 너무 나쁜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시노 교수도 "장기적으로 한일 간 인적교류를 더 의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잘 계획되고 의미있는 학생,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제주포럼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특별 세션에 참여한 다케다 료타 일본 중의원(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지금 일본의 젊은 층은 한국에 가보고 싶어한다, 한국도 그럴 것"이라며 "정치적 문제가 민간교류의 족쇄가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양국 정치인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료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면서 "지금이 바로 물 들어올때 노를 저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같은 세션에서 한일의원연맹 상임간사 자격으로 토론에 나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일 간 간격을 좁히는 데 가장 중요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은 우리 정치인들"이라며 "중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화와 소통"이라고 말했다.
[서귀포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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