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도 비대면".. 인뱅 거래 하루 평균 1조원대 돌파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신청된 하루 평균 대출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각사 제공

올 상반기 인터넷뱅킹을 통해 신청된 대출금이 처음으로 하루 평균 1조원을 넘어섰다. 각종 서류를 갖고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19개 국내은행·우체국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통한 대출 신청 금액은 일평균 1조3194억원으로, 지난해 말(7908억원)보다 66.8% 폭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신규 상품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출시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신청 금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올해 2월 처음 주담대 상품을 선보였다. 케이뱅크도 주담대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토스뱅크는 출시를 검토 중이다.

토스뱅크는 올 2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사장님 대출'을 내놔 9개월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출 신청 건수는 하루 평균 3만5000건으로, 7.4% 늘었다. 이용 건수는 꾸준히 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이체 이용 금액과 건수는 일평균 각각 73조7771억원, 1878만건으로, 2.1%, 6.9%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출 신청과 자금 이체 서비스를 모두 합한 인터넷뱅킹 일평균 이용 금액은 75조965억원, 이용 건수는 1882만건에 달했다. 지난해 말보다 각각 2.8%, 6.9% 늘어났다.이가운데 모바일뱅킹의 경우 이용 금액은 14조원을 넘어선 14조326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는 1603만건을 기록,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에서 85.2%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여러 은행 등록 중복 합산)는 1억9950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5%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6.0% 늘어난 1억6255만명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메기'로 등장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 8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각각 22.2%, 24.0%, 36.3%로 집계됐다. 연말 목표치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5%, 토스뱅크가 42%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대출 성장세에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목표치를 달성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 대출 상품 출시,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활용한 서비스 등 비이자이익을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내 출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소상공인이 카카오뱅크 앱으로 사업장까지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함께 준비 중이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시장이 주춤거리는 반면 기업대출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8월말 기준 313조6373억원으로 전달(312조3965억원)대비 1조2408억원 늘었다. 지난해말보다 13조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진입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까지 개인사업자대출에 나설 경우 세 은행 모두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게 된다. 각 은행은 앱 내 편의성과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무담보로 이뤄지는 인터넷 전문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특성상 리스크 관리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의 경우 내년부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정확히 집계되면서 업계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