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재점화..물망 오른 6인 면면은?

박준우 기자 2022. 9. 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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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로운 비대위가 닻을 올리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레이스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죠. 이외에도 자천타천으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후보군들이 여럿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여기 바다가 있습니다. 제일 위는 당연히 해수면이고요. 그 아래는 얕은 바다, 그리고 제일 아래 짙은 부분은 깊은 바다입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군들이 모여 있는데요. 해수면 위에는 두 척의 배가 떠있죠. 이미 당 대표 출마 의사를 확실히 드러낸 이들입니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18일) : 계파로부터도 자유롭고 당내 통합을 잘 이루어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제가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 당의 뿌리를 그동안 지키면서 한 번도 탈당하거나 그런 것 없이 또 풍찬노숙하면서 당을 지켜왔던 저에게 역할이 있을 것이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9일) :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을 해서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 사회적인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그래야 대중 정당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런 일을 하는 데 저는 제 역할이 있다면 저는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둘 모두 출마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요. 정치인의 언어 특성상 이 정도면 출사표를 던진 것과 다름없는데요.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은 일단 세 결집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김 의원은 '새로운 미래 혁신24', 안 의원은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라는 공부모임을 조직했죠. 지난달 24일엔 김 의원이 안 의원에게 직접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4일) : 사실 인수위원회라는 데서 만들어지면 인수위원회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가 이런 가치를 지향해서 이런 결실을 5년 후에 만들어내겠습니다, 이렇게 되었어야 됐는데 지나고 보면 인수위원회에서 뭘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그래서 참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공부 모임에서 한 말인데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맡았었죠. 의역하자면 안 의원이 인수위에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제대로 못 세웠다는 뜻이 될 텐데요. 안 의원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공개 반박에 나섰습니다.

[안철수 (지난달 24일 / 음성대역) : 인수위 역할에 대한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입니다. 김 의원이 인수위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 같습니다. 그분은 저보다 여러 경험이 많으신 정치인이지만 직접 인수위원장을 해보진 않았습니다.]

공부 모임이란 공통 분모를 제외하면 두 사람의 스타일은 상당히 다른데요. 먼저 김 의원은 대야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투쟁을 앞세워 민주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죠. 오늘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공개저격했는데요.

[김기현 (음성대역) : 봉하마을이 무슨 대한민국의 치외법권 '소도'지역이라도 됩니까?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기소와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수사를 받으러 가야할 일이지 봉하마을로 갈 일이 아닙니다. 툭하면 성지 순례하듯 봉하마을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민주당 사람들의 행태가 참 볼썽사납습니다.]

소도, 삼한시대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죠. 소도에 있으면 죄인이라도 잡아갈 수 없는 성역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이 대표가 검경의 수사를 피해 봉하마을이란 소도로 달아났다며 비꼰 셈입니다. 반면, 안 의원은 김 의원에 비해 정치 현안과 관련한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일정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지난 13일에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보기 위해 서울 목동 구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모교인 부산고를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건데요. 페이스북에 영상도 올렸죠.

응원의 힘 덕분이었을까요? 부산고는 안 의원 앞에서 봉황대기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29년만의 정상 탈환인데요. 안 의원은 후배들에게 헹가래를 받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얕은 바다로 들어가볼까요. 이곳에선 두 사람이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둘 모두 원외인사들이고 출마 의사를 밝힌 적도 없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유 전 의원이 23.6%로 가장 높았고 나 전 의원은 10.7%로 4위에 올랐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층만 대상으로 했을 땐 나 전 의원이 24.7%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힘입은 걸까요? 유 전 의원은 슬슬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분위기인데요. 최근 페이스북 프로필과 커버페이지 사진도 바꾸고 게시물을 활발히 올리고 있습니다. 주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조언과 쓴소리입니다.

[유승민 (음성대역) : 당장의 경제위기와 다른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에게 제언합니다. 저출산 극복을 국정의 제1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주길 바랍니다. 지난 정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못했던 저출산 극복대책을 획기적으로 과감하게 펼쳐야 합니다.]

주제도 다양한데요. 지난 8일에는 인구 감소를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죠. 어제는 정부가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유승민 (음성대역) : 물가, 금리, 환율의 3고(高) 대응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되, 정부는 유연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개혁에 적극 나서야만 합니다. 노조와 야당이 반대하면 개혁이 실패할 거라고 체념하고 주저하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나 전 의원도 이런 유 전 의원의 행보를 의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유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점쳤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지난 12일) : {예를 들어서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신당론 얘기인데, 실현 가능성이 있습니까?} 저는 그리 높지 않다, 이미 나갔던 분들이라서. 나간 그 거친 들판의 사정을 잘 알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당의 중심이 되고 주류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 합니다. {오히려 당내에서 움직일 것이다. 예를 들면 차기 당대표 선거가 됐든 어쨌든 간에.} 네.]

나 전 의원은 이에 질세라 여러 채널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당 지도부 공개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권성동 : 요새 못 보던 사이에…]
[나경원 : 흰머리 많지요.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에) 온 거구나.} 권 대표님이 신경을 써주셔서.]
[권성동 : 딱 보니까, 나경원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당을 위한 충언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죠. "민생보다 정치싸움만 하겠다는 민주당에 대응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소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인데요. "개혁과제는 힘 있게 추진하되, 민주당의 선동적 정권 흔들기에는 단호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읽히는데요. 다만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지난 12일) :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옵니까?} 사실 지금은 그다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현역 의원이 아니다 보니까 지금 이런저런 고민은 많은데요. 특별히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심해 탐험도 해볼까요. 이곳에는 잠수함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이 있습니다.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0%라고 할 수도 없는 후보군인데요.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입니다. 윤핵관이 당내 혼란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만큼 둘 모두 선뜻 당권에 도전하기는 부담이 있을 텐데요. 특히 권 원내대표는 체리 따봉 사건 등으로 증폭된 당 내홍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는 마당이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8일) : 저는 지금 지난 대선 때부터 오늘까지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당분간 좀 쉬면서 제가 당과 나라를 위해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천천히 생각할 그럴 계획입니다.]

권 원내대표, 일단 백의종군 의사를 밝혔지만, 자숙 기간을 거친 후 재기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요. 당권을 권토중래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김기현 의원은 권 원내대표의 출마에 회의적인 눈치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3일) : 그런 점들도 본인도 4선 국회의원인데 그런 판단을 못 할 분은 아니시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걸 다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결정하시지 않겠습니까.]

정진석 위원장은 직접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내가 비대위원장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잘 해내면 당원들이 제대로 전당대회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일단 비대위원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한 모양새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우선은 정기국회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라는 것이 비대위원장의 기본 입장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여러 국정 과제에 대해서 차질 없이, 이것이 정기국회를 통해서 첫 단추가 잘 꿰어져야 될 일이기 때문에…]

오늘은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군들을 두루 살펴봤는데요. 아직 전당대회 일정이 잡히지도 않은 만큼 언제든 예상치 못한 후보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겠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상황판으로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군 상황판…해수면 2명, 얕은 바다 2명, 깊은 바다 2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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