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촉법인데"..갈수록 증가하는 청소년 범죄

김기태 기자 2022. 9. 15. 1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촉법소년 조사거부 등 임의동행·자진출석 한계도
일선 경찰 "촉법소년 연령 더 낮춰야"
ⓒ News1 DB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최근 대전에서 촉법소년들을 앞세워 금은방을 털게 한 사건이 벌어저 촉법소년 기준연령 하향 조정과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이들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는다.

이처럼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악용한 강력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살인, 강도, 강간·추행, 방화, 절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2017년 208명, 2018년 264명, 2019년 327명, 2020년 278명, 2021년 300명으로 집계되며 해다마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도 촉법소년 대상자를 12세 미만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책을 추진 중"며 "연령 기준 현실화, 소년 보호 처분 등을 개선할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촉법소년 기준연령 하향 조정에 일선 경찰관들은 연령을 더 낮춰야한다는 반응이다.

중부서 한 경찰은 "촉법소년들의 범행이 날로 대담해지고 초등학생 범죄도 발생하는 등 점점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며 "촉법소년 대상 연령을 개정되는 12세보다 더 낮춰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무인점포가 늘어남에 따라 초등학생까지도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훔치고 셀프계산대를 파손하고 현금 등을 절취하는 등 촉법소년 관련 사건은 비일비재하다"며 "학교와 가정 등 사회적으로 교육개선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조사과정에서 부모와 함께 임의동행이나 자진출석에도 한계가 있다.

이번 대전 금은방 절도 사건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은 조사과정에서 "나 집에 갈래요"라며 경찰서를 나가려는 촉법소년에게 자리에 앉아 달라는 요청에 "지금 체포하는거예요?"라며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진출석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셀 수 없이 많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년부에 송치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 중 10~11세는 2018년 1013명에서 2022년 2197명으로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10세는 2018년 383명, 2019년 472명, 2020년 530명, 2021년 958명으로 매년 늘었다. 같은 기간 11세 역시 630명, 726명, 745명, 1,23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9년부터 2020년까지 10~11세 범죄 증가율은 60~80%로 촉법소년 연령 구간 중 가장 크게 상승했다.

김 의원은 "소년범죄의 저연령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촉법소년 제도개선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앞선 대안으로 죄질에 따른 처벌과 교화를 구분하는 법 개정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금은방에서 1억원 가량 귀금속을 훔친 16명을 붙잡아 이 중 5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11명은 불구속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총책인 A씨와 B씨는 촉법소년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평소 같은 동네에서 알고지내던 후배들에게 절취품을 판매한 금액의 10%를 주거나 오토바이를 사준다고 꼬여 범행에 가담하게 했다.

또, 훔친 귀금속을 넣은 종이가방을 여러 개 준비해 인근 공원 화장실에서 바꿔치기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으며, 실제 범행을 하는 촉법소년 외에도 장물을 옮기는 중간 운반책, 업자에게 장물을 파는 판매책으로 나눠 조직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총책 A씨와 B씨는 범행 이틀 전 카페에서 직접 만나 범행 방법 및 경찰에 잡혔을 때 대응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pressk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