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與원내대표 경선 눈길..권성동 "주호영 추대할 것"(종합2보)
'윤심' 어디로 향할지 관심..경선 시 원내대표 임기 1년 유력할 듯
(서울=뉴스1) 조소영 박기범 박종홍 기자 =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 방식이 '경선'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추대'와 '경선'을 두고 당내 주자들 간 눈치싸움이 이어진 가운데 이용호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며 당내 경쟁에 불을 지핀 모습이다.
김학용, 조해진, 윤재옥 등 원내대표 주자로 꼽히는 인사들 역시 후보등록 전까지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경쟁 구도 속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이 정비되는 만큼 윤심이 새 원내대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윤심에 따라 추대설의 주인공인 주호영 의원의 경선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인사 중 첫 번째 원내대표 출마 선언이다.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윤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입당, 당내에서 유일한 호남지역 의원이다.
이 의원은 "당이 큰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기적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며 추대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경쟁의 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이 출마한 만큼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의 원내대표 선출은 경선, 즉 표 대결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 방식이 기본"이라며 "복수의 후보가 나설 경우 경선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경선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내 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4선 김학용 의원, 3선 조해진 의원·박대출 의원·윤재옥 의원은 늦어도 16일쯤 원내대표 경선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은 원내대표 도전을 준비해왔으나 당내 추대설이 힘을 받으면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서둘러 결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당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선이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진석 비대위'에 대한 사법부 판단도 남아있어, 의원총회 추인을 통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주호영 의원을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한 의원은 "추대설에 대한 의견도 있지만 경선으로 가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다. 이보다 이틀 전인 17일 하루만 후보등록이 진행된다.
추대설의 주인공인 주호영 의원의 출마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주 의원은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내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내 여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경선을 치른다 해도 '추대'의 성격을 가질 수 있는 만큼 당내 여론에 따라 출마를 결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초·재선 의원들 일부에서 주 의원 추대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체상황을 보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를 부정하지 않아 실제 추대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이를 수용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압도적 표를 받게 된다면 사실상 추대와 마찬가지"라며 "주변 여론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인 만큼 모양새가 좋게 끝나면 좋다. 당의 단합된 모습도 보일 수 있다"며 '추대론'에 힘을 싣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14일) 일부 의원들(노용호·이종성·전주혜·정경희·최승재·최영희·한무경)과 오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는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주 의원을 추대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만나봐야겠다"고도 언급했다 한다.
한 참석자는 "권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안다"며 "비례나 초선들 의견을 모으는 그런 자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윤심은 새 원내대표 선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내세운 권 원내대표가 102표 중 81표를 받아 압승했다.
당초 출마에 부정적이던 주 의원이 고심하는 배경에도 윤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김학용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친윤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처럼 다양한 시나리오 흘러나오는 것은 윤심의 중요성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윤핵관 맏형인 정진석 위원장을 비롯해 친윤계 비대위가 구성되는 등 당이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비되고 있다는 점도 윤심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윤핵관 후퇴론이 불거지면서 윤심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여기에 윤심을 노리는 복수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비윤(비윤석열) 쪽에서 의외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친윤계로 꼽히는 이용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심의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 출마가 윤심을 향방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 원내대표 임기는 변수로 꼽힌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다. 하지만 국정감사, 정기국회 등 일정을 고려해 임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도 정기국회를 앞두고 새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면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역시 추대론의 근거가 됐다. 경선이 아닌 추대를 통해 원내대표에 선출될 경우 임기를 양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인사는 1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경선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선출을 연기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원내대표 선출을 연기해야 한다.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 이후에 하는 것이 맞다"며 "최종 심문은 2주 후인 28일이다. 가처분 쳇바퀴부터 벗어난 뒤 정치를 통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런 논의가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일부에서 개진됐었다"며 "(그러나) 지도체제를 서둘러 확립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이 더 많았다"고 일축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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