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패' 집값이 푹 주저앉고 있다

김남석 2022. 9. 1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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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국 매매가격 0.29% 하락
13년 7개월만에 최대폭 떨어져
내년초까지 약세기조 이어질듯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국 집값이 추락하고 있다. 매매가격이 급락 중인 가운데 급매로 내놓은 물건마저도 매매가 안되면서 거래 절벽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도 상당기간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도 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8월 전국의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9%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지난 7월(-0.08%)에 비해서도 0.2%포인트(p) 이상 확대됐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우려로 거래가 동결되면서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아파트값이 집값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값은 0.51% 떨어져 역시 2009년 1월(-0.68%)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였다.

서울의 전체 주택가격도 0.24% 떨어진 가운데 아파트값은 0.45% 하락하며 낙폭이 전월(0.22%)의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기를 겪던 2013년 8월(-0.47%) 이후 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인천과 경기 아파트값은 8월에 각각 0.96%, 0.71% 하락하며 전월(-0.37%, -0.29%) 대비 두배 이상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66% 떨어져 2013년 1월(-0.66%)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8월 서울의 단독주택 가격은 0.31% 올랐고 인천은 0.22%, 경기는 0.28%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연립주택은 전국이 0.06%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고 서울은 0.07%, 인천은 0.19% 각각 내렸다.

주택 전세시장도 침체가 이어졌다. 8월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0.28% 하락해 2019년 4월(-0.29%)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45%, 서울 아파트는 0.25% 내려 전월보다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월세는 강세였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가격은 0.12% 올라 전월(0.1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율이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아지면서 월세 전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은 0.20% 올라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전월(0.22%)보다 오름폭은 다소 축소됐다.

집값 하락세는 9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6% 떨어져 16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변동률로는 2012년 12월 10일(-0.17%) 조사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서울 25개구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내린 가운데 도봉구 아파트값이 -0.31%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노원구(-0.29%)·서대문구(-0.27%)·성북구(-0.25%)·중구(-0.25%)·종로구(-0.24%)·마포구(-0.20%) 등의 동북부와 도심권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9% 하락했고, 서초(-0.05%)·송파구(-0.18%)는 지난주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송파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잠실동의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대표 아파트의 전용면적 84㎡가 20억원 안팎에 팔리면서 실거래가격이 직전 최고가 대비 6억∼7억원 떨어진 것이 매매 호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떨어져 지난주(-0.1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0.19%)과 전국(-0.14%)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지난주보다 낙폭은 다소 줄었다.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집값 하락이 멈추는 시점에 대해선 의견 차이를 보였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집값이 40%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최소 3년 이상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내년 상반기 이후 집값 하락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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