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가 사랑한 남방큰돌고래가 소송에 나선다면?

제주포럼 '자연과 인간의 공존모델, 생태법인' 세션

'우영우가 사랑한 멸종위기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소송에 나선다면?'

오늘(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주포럼에서 기후 생태 위기 극복을 위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 모델로 ‘생태법인’이 조명됐습니다.

생태법인은 사람 이외 존재들 가운데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대상에 대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동물권 단체, 유럽 등 해외에선 논의가 활발한 개념입니다.

가령 멸종위기종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법인격을 갖게 되면 소송이 가능해집니다.

해양관광산업 난개발 등으로 남방큰돌고래가 현재보다 더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한다면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희종 제주대학교 강사는 이날 발표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을 도입한다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 강사는 “특히 제주가 지구의 기후환경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라우스 보셀만 오클랜드대학교 교수는 뉴질랜드에 있는 ‘강물’에 법인격이 부여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생태법인에 대한 논의는 활발해지고 있으나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됩니다.

현행 법 체계는 동물을 소송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도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동물권소위원장은 “우리나라 법원은 비인간인 동물을 소송의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때문에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가 소송의 당사자로서 감금상태에서 해제해달라는 인신구제를 청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단순히 생태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나아가 생태법인이 가진 권리를 보장하고, 그 조력자를 어떻게 설정하고, 법 제도를 어떻게 정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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