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桑土綢繆 <상두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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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상, 뿌리 두, 빽빽할 주, 얽을 무.
상두주무.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을 때 뽕나무 뿌리를 주워다가 출입구를 단단히 얽어두었다면(徹彼桑土 綱繆片戶), 지금 너 같이 낮은 백성이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이는 주공(周公)이 조카인 성왕(成王)에게 한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망우보양'(亡牛補牢)이 되지 않도록 상두주무의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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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상, 뿌리 두, 빽빽할 주, 얽을 무. 상두주무. 뽕나무 뿌리의 껍질을 뜻하는 '桑土'는 상두라고 읽는다. 뽕나무 뿌리 껍질은 습기를 막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주무'는 칭칭 감는다는 뜻이다. 새는 장마가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새는 곳을 막는다. 닥쳐 올 재앙을 대비해 미리 꼼꼼하게 준비하라는 이야기다. '예견되는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는 초윤장산(礎潤張傘)과 일맥상통한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이라는 '시경'(詩經)에 처음 등장한다. 각 나라, 각 지역의 노래를 모은 국풍(國風) 마지막 편인 '빈풍 치효' 편에 실려있다. 여기에 이런 시가 있다.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을 때 뽕나무 뿌리를 주워다가 출입구를 단단히 얽어두었다면(徹彼桑土 綱繆片戶), 지금 너 같이 낮은 백성이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이는 주공(周公)이 조카인 성왕(成王)에게 한 말이다. 무왕이 주나라를 세운지 2년 후 병사하고, 겨우 13살인 아들 희송(姬誦)이 왕위에 오르자 주공은 조카를 도와 나라를 다스렸다. 그런데 주공의 동생인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이 형이 왕위를 찬탈하려 한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결국 반란을 일으켰다. 3년간의 싸움 끝에 주공은 반란을 평정했다. 주공은 새가 둥지 만들기를 이와 같이 함을 들어 임금이 환난을 예방해야 함을 강조했다. 후에 정조 때의 학자 이덕리(李德履)는 진도의 유배지에서 '상두지'(桑土志)를 저술했다. 나라의 앞날은 걱정되는 데 대비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책으로 남긴 것이다.
요즘 가장 큰 이슈를 들자면 기후이변일 것이다. 홍수, 폭염, 가뭄, 산불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큰 피해를 입고 난 뒤에 후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이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사전에 효과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망우보양'(亡牛補牢)이 되지 않도록 상두주무의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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