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혼자지만, 때로는 함께하는 삶..뮤지컬 '어차피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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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사망. 얼어붙은 눈물 자국이 묻은 가족사진을 두 손에 꼭 쥐고 있는 시신 발견.'
구청 복지과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담당하는 주무관 독고정순.
사망 장소와 일시만 짧게 쓰라는 상사의 타박에 독고정순은 "이들이 살면서 그리워했던 모든 것을 한두 줄로 요약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지난 6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고독사, 재개발과 같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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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한 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사망. 얼어붙은 눈물 자국이 묻은 가족사진을 두 손에 꼭 쥐고 있는 시신 발견.'
구청 복지과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담당하는 주무관 독고정순. 그가 쓴 사망 고지서에는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 적혀있다. 사망 장소와 일시만 짧게 쓰라는 상사의 타박에 독고정순은 "이들이 살면서 그리워했던 모든 것을 한두 줄로 요약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지난 6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고독사, 재개발과 같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소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위로를 전한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의 작가이자 연출 추민주와 작곡가 민찬홍이 다시 손을 잡았다.
작곡가 민찬홍은 15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고독사, 재개발 문제가 다루기 쉬운 소재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을 조명하고 위로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차피 혼자'는 2013년 CJ문화재단의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사업을 통해 낭독 공연으로 처음 관객과 만났다.
이후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와 송혜선 프로듀서가 제작에 참여하면서 9년이 지난 올해 9월 대극장 뮤지컬로 초연 개막했다.
송 프로듀서는 2019년 한국적이고 참신한 소재로 화제가 됐던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제작자다.
그는 "'어차피 혼자'의 2013년 낭독 공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그 후로 잊히지 않았다"며 "항상 우리 이야기, 우리 정서를 담은 공연을 추구해왔는데 '어차피 혼자' 역시 지금 우리의 삶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무연고 사망자들에게 가족을 찾아주는 일에 집착하는 구청 직원 독고정순과 구청의 신입 직원 서산, 그리고 이들이 사는 오래된 '산장 아파트'의 주민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2013년 낭독 공연에도 함께했던 배우 조정은이 윤공주와 함께 독고정순 역을 맡았다.
윤공주는 "다소 어둡고 피하고 싶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관객에게 결국 삶은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순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인물인 서산 역에는 황건하와 양희준이 출연한다. 황건하는 "쇼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
양희준은 "무거운 소재를 통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관심과 사랑"이라며 "사람에게 상처받아 혼자였던 서산이 다시 사람을 통해 회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결국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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