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위 복귀문..설민석, 성공적 컴백일까 한가인에 민폐될까 (종합)[Oh!쎈 초점]

박소영 2022. 9. 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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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사과문 위에 복귀 소감을 올렸다.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설민석이 1년 9개월 만에 복귀한다. 이번에도 역사 예능이다.

설민석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한국사 강사로 활약했고 2012년부터는 tvN ‘공부의 비법2’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엔 MBC ‘무한도전’에 나와 전국구 스타 강사로 급부상했다. 

이후 그는 KBS ‘설민석의 십장생 한국사’, MBC ‘선을 넘는 녀석들’, tvN ‘책 읽어 드립니다’를 통해 역사를 쉽게 풀어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연영과 출신다운 현란한 말솜씨와 극적인 표현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고 2019년엔 ‘선을 넘는 녀석들’로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2020년 12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론칭했다. 당시 설민석은 “프로그램에 내 이름이 들어가서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고 출연자였던 존박은  “설민석 선생님이 한다고 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넘치는 신뢰를 자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그램에서 설민석의 이름은 빠졌고 그의 모습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방송 2회였던 ‘클레오파트라 편’을 본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는 SNS에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고 공개 비난했다. 

이에 제작진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고 설민석 또한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이후 더 큰 문제가 불거졌다. 설민석이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의 표절률이 52%라는 보도가 나온 것. 한 매체는 “설민석의 석사 논문에 담긴 문장 747개 중 100% 표절률을 기록한 문장은 187개, 표절 의심 문장은 332개”라고 지적했다. 

결국 설민석은 SNS를 통해 "석사 논문 표절 사태로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 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과오"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내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 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내게 보내 준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다. 책임을 통감해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사과문은 페이스북에 여전히 존재하다. 그리고 그 위에 공교롭게도 복귀 선언문이 올라왔다.

MBN 측은 15일 8부작 역사 예능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의 론칭 소식을 알리며 MC 군단 배우 한가인,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젬마와 함께 설민석의 이름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설민석에 대해 “어려운 이야기도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라고 소개하며 “방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스토리텔러’ 설민석이 쉽고 재밌게 들려주며 블랙홀 같은 몰입감을 안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송인으로서 설민석의 가치는 여전하다. 그만큼 맛깔나게 역사 이야기를 전하는 이가 아직도 많지 않기 때문. 그래서 제작진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설민석을 섭외했다. 2년이 채 안 된 이른 복귀에 싸늘한 여론이 다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 측은 설민석을 향한 무한 애정을 내비치고 있다.

설민석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 복귀를 사과하며 “처음 역사를 접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연구에 매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렇게 짧은 자숙의 기간으로 제 과오가 쉽게 씻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철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대중의 평가만이 남았다. 설민석이 변함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홀릴 것인지, 제작진과 한가인에게 민폐만 끼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SNS, MBN,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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