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6년간 숨겨야 했던 초상화
이후에도 현직과 전직 대통령의 당적이 달랐던 경우가 여러 번이었지만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까지 초상화 공개의 전통은 지켜졌다. 당시 민주당 출신 현직 대통령 오바마는 공화당원인 전직 대통령 조지 W 부시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우리는 정치적으로 입장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대통령의 직무는 그 차이를 초월한다"는 말로 부시 부부의 초상화를 공개했다. 부시 역시 현직 대통령이던 2004년에 민주당 소속의 전직 대통령 빌 클린턴을 초청해 "백악관을 에너지와 기쁨으로 가득 채웠던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오바마에 뒤이어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가 그 전통을 끊었다. 공화당원인 그는 오바마 부부의 초상화를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적 입장이 달랐던 오바마를 싫어했다고 한다. 오바마 부부의 초상화는 민주당원인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지난 7일 공개됐다. 오바마의 아내 미셸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샤론 스프렁은 언론 인터뷰에서 "9개월 걸려 그린 그림을 6년간 내 스튜디오에 숨겨놓아야 했다"고 했다. 백악관에서 공개 행사가 열릴 때까지 비밀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바이든 역시 트럼프의 초상화 공개 행사를 할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이제 미국 대통령도 당파를 초월해 미국인 전체의 대통령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싶다.
[김인수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삼성 공채가 더 눈에 띄는 이유 [최경선 칼럼]
- [매경이코노미스트] 경제학자가 본 암호자산의 미래
- [기고] 부자감세 프레임을 극복하려면
- [매경춘추] 소통의 근본을 생각하다
- [기자24시] 감미료로 맛낸 소주가 K소주?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카카오식 AI ‘카나나’…시장은 냉혹했다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취업비리X전처·전여친 사생활 폭로 파문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