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새 회계기준 도입에 사모펀드 웃네

박창영 2022. 9.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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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채 계산때
현재 시점 금리로 평가
사모펀드 투자한 손보사
저금리 상품 많아 부채 줄어
롯데손보·MG손보 매각 호재
고금리 많은 생보사는 불리

◆ 레이더M ◆

내년부터 보험사 부채를 현재 시점의 금리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에 투자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성공적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 보험회계기준은 일반적으로 신생·손해보험사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대다수 PEF 운용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는 손해보험사이기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에 투자한 PEF 운용사들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따른 자산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반영하는 등 새 회계제도가 포트폴리오에 미칠 효과를 분석하는 작업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보험사에 투자한 PEF 운용사로는 2019년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 JKL파트너스, 2020년 MG손해보험 대주주가 된 JC파트너스, 최근 캐롯손해보험 소수 지분을 사들인 어펄마캐피탈 등이 있다.

내년에 시작되는 IFRS17의 골자는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에 있다. 보험부채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쌓는 준비금을 의미한다. 과거 회계기준에서는 보험 판매 시점 금리를 이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했다. 이로 인해 보험사 재무 정보가 보험 계약자에게 지급할 실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IFRS17은 시중금리에 따른 평가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생명보험사는 내년부터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고금리 시기에 생명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약 규모를 키웠는데, 저축성보험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정금리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수입보험료가 곧장 보험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처럼 확정형 고금리 장기 저축성 상품을 판매한 경우가 드물다. 그 대신 수익성 높은 보험 판매에 집중해 IFRS17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수 손해보험사가 보유한 상품의 계약 금리보다 시중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채가 축소되는 할인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 한화손해보험이 현시점에 IFRS17을 적용해 공개한 재무 상태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은 3조1억원으로, 현행 회계기준보다 2조7221억원이 늘어난다.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이 7379억원인데, IFRS17을 도입했을 때는 3조원 상당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는 IFRS17이 적용된 연간 실적을 최소 2년 이상 받은 이후 매각 작업에 착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 또한 IFRS17 적용 결과를 자체 시뮬레이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순자산은 5000억원대로 계산된다.

앞서 올해 2월 말 금융위원회가 이 회사를 순부채가 1139억원이라는 이유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했을 때와 비교하면 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MG손해보험 대주단은 10월 중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순서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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