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탈출" 특명.. 교보라이프·캐롯, '수장 교체' 초강수 던졌다

전민준 기자 2022. 9. 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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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미지투데이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 탈출을 위해 수장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달 초 캐롯손해보험에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도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한 것.

이번 수장 교체는 신사업을 흑자궤도에 올리려는 모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임시주총을 열고 강태윤 경영지원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 안건은 신임 사내이사 선임 및 사외이사 재선임안으로 상정됐다. 두 안건 모두 통과됐다.

지난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 창립부터 9년여 동안 최고경영자 역할을 수행해온 이학상 전 대표는 임기만료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국내 첫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로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9월 출범 당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과 일본 온라인 전업사 라이프넷이 합작한 생보사였지만 2018년 3월 설립 동반자였던 일본 주주가 떠나면서 교보생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교보생명 오너이자 CEO인 신창재 회장은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당시 5년 내 흑자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13년 신창재 회장은 이학상 대표에게 교보라이프플래닛 수장 자리를 맡기면서 힘을 실어줬다. 지난 2020년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설립 자본금을 투입한 뒤 일본주주의 풋옵션 행사로 인한 지분매입에 나섰고 5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신창재 회장의 차남 신중현씨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합류해 디지털 전략 수립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신 회장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사업 첫해인 2013년 50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2014년 당기순손실 167억원 ▲2015년 당기순손실 212억원 ▲2016년 당기순손실 175억원 ▲2017년 당기순손실 187억원 ▲2018년 당기순손실 168억원 ▲2019년 당기순손실 51억원 ▲2020년 당기순손실 132억원 등 누적 적자만 124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66억91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강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생명보험사로서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디지털 생명보험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캐롯, 수장교체로 적자 탈출 승부수



앞서 캐롯도 지난 1일 글로벌 전략투자 및 디지털혁신 부문 전문가 문효일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캐롯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의 야심작으로 한화금융 디지털 사업의 핵심이다. 김 부사장은 디지털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캐롯 또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캐롯은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20년 381억원, 2021년 6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 규모가 66억원 커졌다. 설립 후 누적 적자는 1449억원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직접 개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업체다. 현행 보험업법상 디지털 보험사라는 명문화된 정의는 없다. 현재 '통신 판매 전문 보험회사'를 디지털 보험사라고 부른다.

통신 판매 전문 보험사는 총 보험 계약 건수 및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온라인 등 통신 수단을 이용해 모집해야 한다. 비대면 채널로 영업하는 업체라는 뜻이다.

현재 디지털 보험사는 하나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3개사가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디지털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는 이유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소액 단기 보험(미니보험) 위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소액 단기 보험은 대부분 보험료가 1만원 안팎인 데다 가입 기간도 짧아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

이승주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국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는 자본금 요건이 완화되었지만 여타 요건은 종합보험회사와 동일하여 진입 이후 운영 부담이 높은 상태"라며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진입과 성장이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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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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