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필립모리스..'먹구름' 美증시서 실적으로 버틴다 [월가월부]

이종화 2022. 9. 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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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런스, 유망株 12개 선정
올해 주가 평균 0.9% 하락
S&P500지수 흐름 대비 선방
최근 전망치 하향된 곳 없어
내년 순이익 7% 증가할 듯
美 저가 유통 전문 달러트리
인플레 영향으로 되레 관심
올해 PER 34% 떨어져 매력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뉴욕증시에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가득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견조한 매출·이익 전망을 고수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낮아진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34%, 0.74% 오르며 3946.01, 1만1719.6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예상보다 높았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인해 두 지수가 하루 만에 각각 4.33%, 5.16% 폭락했던 충격을 일부 만회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전히 떨쳐 내지는 못했다.

월가에선 뉴욕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약세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기술적 분석을 내놓았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1937년부터 15차례의 증시 폭락장에서 S&P500지수가 평균 28% 하락했다. 현재 S&P500지수가 연초 대비 약 17.73% 떨어진 상태임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앤 라슨 번스타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역사적인 폭락장 경험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적당한(moderate) 수준으로 약해지고,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크게 낮아져야 주식 매도세가 주춤해지고 약세장이 끝났다"며 "올해는 아직 증시 하락이 더 진행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CPI 결과는 일각에서 제기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 선회(pivot) 가능성을 당분간 없앴다"며 "증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 성장 둔화 우려와 추가로 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에 대한 실적 전망도 떨어지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이후 월가 연구원들은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을 평균 5.5% 하향 조정했다. 이 폭은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다. 또한 지난 2분기 어닝 시즌에서 S&P500 기업 중 240곳이 경기 침체를 언급했는데, 이 역시 201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 역시 아직 비싼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 기록한 S&P500지수 밸류에이션 고점이 워낙 높았고,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지만 실적 전망치도 함께 떨어져 밸류에이션이 급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S&P500지수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7배 수준으로 고점인 23배에서 약 30% 떨어졌지만 장기 평균(15.5배)보다 아직 높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전망은 아직 충분히 하향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약 이익 전망이 고평가된 상황이라면 실제 PER는 지금 보는 수준보다 높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려면 이익 하향 조정이 멈춘 상태에서 향후 12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한 PER의 52주 신고가 돌파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실적이 강한 업종과 테마에 집중하는 전략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배런스는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해 PER 조정폭이 크고 내년까지 이익 전망이 떨어지지 않은 종목 12개를 선정했다. IBM, CVS헬스, 필립모리스, 오라일리오토모티브, 콘아그라, 달러트리, FMC, 레이시언, 휴마나, NRG에너지, 에디슨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이다. 이들은 주가가 어느 정도 방어됐지만 실적 전망이 시장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PER 조정폭이 커진 기업이다. 실제로 12개 기업의 주가는 올해 평균 0.86% 떨어졌다. S&P500지수와 비교했을 때 더 좋은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이들의 내년 순이익은 평균 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6개월간 내년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받은 곳도 없다. 오히려 12개 기업의 실적 전망은 평균 4% 증가했다. 그 결과 이들의 내년 이익 추정치 기준 평균 PER는 올해 들어 17배에서 13배까지 20% 이상 감소했다.

12개 기업 중 가장 PER 감소폭이 컸던 곳은 달러트리(감소폭 34.2%)다. 달러트리의 내년 이익 추정치로 계산한 PER는 13.4배 수준이다. 초저가 유통주인 달러트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 여력이 떨어지며 주목받은 기업이다. 달러트리는 지난 2분기 컨센서스에 부합한 실적을 거뒀지만 연간 가이던스는 하향 조정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9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위험 회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전월 5.7%에서 6.1%로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장기 평균인 4.8%보다 높고 9·11 테러 이후 기록한 최대 비중이다. 위험을 더 감수하겠다는 응답과 더 감수하지 않겠다는 응답 격차도 60%포인트까지 벌어져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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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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