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뒤집기 한 수

2022. 9. 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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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8강 ○ 김명훈 9단 ● 박정환 9단
초점18(236~247)
야구는 9회말 2사에서 시작하고 축구는 연장전에서 극장골이 나온다. 바둑은 대마를 잡아 승률 99%를 만들어도 한 수 잘못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1%로 떨어진다. 한 수 잘못에 더 두어야 할 까닭이 사라지기도 한다. 1993년 마흔 살 서봉수가 응씨배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열여덟 살 이창호는 이미 한국 1인자였고 열 살 이세돌은 비금도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박정환은 한 살이었다. 13일 2021년 삼성화재배 세계대회 우승자 박정환 앞에서 일흔 살 노장이 두 점을 깔았다. 180수에서 형세를 뒤집은 박정환이 마지막엔 흑 대마를 잡았다. 이 판 형세도 뒤집혔다. 박정환이 노린 수를 김명훈은 보지 못했다.
<그림1> 백1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흑'×'로 패를 하는 걸 없애면 이기는 줄 알았다. 박정환은 흑37로 늘어 백이 쓸 팻감을 없애놓고 흑41로 나갔다. 빠르게 움직였던 김명훈 손은 흑43을 맞고 멈췄다. <그림2>처럼 이기는 길은 꿈에서 봤나. 흑47로 움직였고 곧 패가 났다. 완벽한 백집이라 여긴 곳에서 수가 났고 형세는 뒤집혔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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