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에도 주인 못찾은 이 아파트..결국 '선착순'까지 등장

수도권 무순위 청약 봇물
건설사, 미분양 해소 골머리

금리 인상 한파로 부동산시장 하락이 지속되자 미분양 물량에 대한 무순위 분양 건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분양의 경우 당첨 이후 청약 제한 등 불리한 점도 있는 만큼 입지와 주변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 신청하라고 충고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15일(공고일 기준)까지 서울에서 일명 '줍줍'으로 알려진 아파트 무순위 분양 건수는 총 39건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7건)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다.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같은 기간 아파트 무순위 분양 건수가 각각 23건에서 102건, 8건에서 34건으로 폭증했다.

서울은 이달에만 칸타빌 수유팰리스, 신림스카이아파트,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 창동 다우아트리체 등 4건의 무순위 분양 공고가 올라왔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 185 일대에서 분양한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작년 9월부터 이달까지 총 12번이나 무순위 분양 공고가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7월 인천 동구 송림동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던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8월 무순위 분양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자 남은 물량 해소를 위해 17일 선착순 동·호수 지정 분양을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시행·시공사들이 사업비 대출 이자 부담이 늘면서 하루라도 빨리 미분양 물량을 없애기 위해 무순위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한다.

무순위 분양은 보통 아파트 청약 계약 완료 후 미계약이나 부적격 물량 등이 발생했을 때 실시하는 추가 접수를 의미한다.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하지만 한 번 당첨됐다가 취소하면 최대 10년(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구)까지 당첨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무순위 분양은 가격이나 부동산 경기 여건 등을 고려해 취소한 경우도 있을 수 있어 분양가격의 경쟁력과 함께 입지 요건, 시장 상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 시행사 임원은 "서울만 놓고 봐도 무순위 분양을 하는 아파트가 대부분 '나 홀로 아파트'에 입지가 안 좋은 곳이 많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분양 경쟁률도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어 무순위 분양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년 30.96대1을 기록했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올해 1~8월 11.75대1로 3분의 1가량으로 감소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청약 경쟁률이 164.13대1에서 26.39대1로 급락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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