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 "윤대통령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 보여줘..강제징용 문제 좋은 결과 기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연합뉴스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는 15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성실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보시 대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주포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특별 세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아이보시 대사는 또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문제가 많이 있다”면서 “소송이 많이 있어서 한꺼번에 다 해결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금도 피해자들의 소송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대법원의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3건을 해결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은 현재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와 함께 다른 피해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유사 소송’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도록 입법 조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보시 대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 광복절 경축사 등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한·일은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하는 이웃나라”라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 참석한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한·일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면서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케다 간사장은 “일본 입장에서도 동북아 평화 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한·미·일 3국 연대의 고리를 구축해 동북아 평화 안정을 끌어내기 위해 상호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일 양국이 올바른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양국이 처한 엄중한 상황에 대해 성찰하고 윈-윈하는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포럼에서는 한·일 관계를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열려 현재의 한·일 관계 진단과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이날 오전 ‘한일관계 전환: 역사적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 세션에 참석한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양국 모두 외교부와 외무성이 아닌 대통령실과 총리관저가 한·일 간 현안을 주도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양국 정상이 하루 빨리 만나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전 대사는 대위변제로 현금화 진행과정을 동결하고 국회 입법을 통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인한 갈등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을 설득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일본 측도 노력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서귀포 | 유신모 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