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도 예쁜 그릇에 담아 식당처럼"..디자인 스타트업 키우는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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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용 플라스틱 그릇에 무슨 디자인이냐고요? 그릇만 바꿔도 음식 맛이 달라집니다."
홍익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을 통해 창업한 스타트업 푸들의 윤채영·강종현·김인재 공동창업자는 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보고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기 '푸들 플레이트'(사진)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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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유치·전시회 유치 등
예술 분야 청년 스타트업 성장 도와
푸들, 미대생들 디자인 감각 살려
다양한 형태의 배달 용기 개발
레드오션은 메타버스 패션쇼 준비
“배달 음식용 플라스틱 그릇에 무슨 디자인이냐고요? 그릇만 바꿔도 음식 맛이 달라집니다.”
홍익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을 통해 창업한 스타트업 푸들의 윤채영·강종현·김인재 공동창업자는 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보고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기 ‘푸들 플레이트’(사진)를 개발했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올초 시드(초기) 투자도 유치했다. 공동창업자 세 명은 홍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남궁윤재 홍익대 캠퍼스타운사업단 창업지원센터장은 “점점 수명이 짧아지는 디자이너 생태계에서 창업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라며 “홍익대의 강점을 살려 디자인 기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들의 강점도 디자인에서 비롯됐다. 원형 사각형 육각형에 이르기까지 배달 음식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용기를 만들어냈다. 빨간 양념에 어울리는 색상까지 고려해 미적 감각을 살렸다.
캠퍼스타운은 서울시가 자치구·대학과 협력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홍익대 캠퍼스타운사업단 창업지원센터는 2019년 이후 지금까지 200여 개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이들 스타트업의 누적 매출은 30억원 이상이다. 아직 ‘잭팟’을 터뜨린 회사는 없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는 청년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다. 81건의 상표권과 103건의 디자인을 등록하는 등 지식재산권(IP)도 여럿 확보했다.
홍익대에서 태어난 스타트업 가운데는 패션 브랜드 리맨티스트도 있다. 레드오션으로 여겨지는 의류업계에서 꾸준히 연 4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이 업체 원피스를 입은 배우가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엔 남궁 센터장의 조언으로 3차원(3D) 가상현실 공간인 메타버스로 사업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아바타가 입는 옷들도 패션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다음달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패션쇼도 연다.
남궁 센터장은 메타버스로의 디지털 전환이 오래 살아남는 스타트업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홍익대 창업기업인 바우모스 역시 기존엔 오프라인에서 미술품 전시를 기획하던 팀이었지만 전시 공간을 메타버스로 바꿨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작가들과 ‘게임’ 형태로 작품 경쟁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 2월 남궁 센터장의 디지털아트 개인전도 바우모스 플랫폼에서 열렸다.
홍익대 창업지원센터는 대학생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행사인 ‘크라우드펀딩 해커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처음 열린 이 행사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받고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까지 진행됐다. 자금이 부족한 청년 창업자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삼은 것이다. 남궁 센터장은 “단순히 예쁜 디자인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중의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팔리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했다.
다음달엔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홍익대가 있는 마포구의 여덟 개 갤러리와 연계해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재학생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해 지역 갤러리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남궁 센터장은 “예술·문화 중심의 마포구를 만들기 위해 4년간 관련 행사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타운사업단이 유망 기업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남궁 센터장은 “대학마다 특색을 갖춘 캠퍼스타운이 활성화된 뒤에는 다음 단계로 대학 간 연계의 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대학 창업팀이 디자인 역량이 필요할 때 홍익대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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