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16일 전면 파업 예고..금융대란은 '글쎄'

농협·우리銀 조합원 불참 예정
비판 여론 우세..참여율 저조할듯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6일 총파업에 돌입하지만 큰 혼선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국책은행·금융 공공기관이 포함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16일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금리에 막대한 연봉과 성과급을 받는다는 여론의 싸늘한 시선에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등 조합원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우려했던 '금융대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마지막까지 개별 금융기관 노조에 파업 참가와 업무 중단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연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금융노조의 파업이 현실화 되면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노조와 사측(금융산업협의회)는 마지막까지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14일 오후에도 노사 대대표(금융노조위원장-금융사용자협의회장) 교섭이 이뤄졌지만 진전은 없었다.

가장 큰 쟁점인 임금 인상률은 금융노조가 5.2%, 사측은 1.4%를 제시했다. 노조측이 인상률을 당초 6.1%에서 5.2%로 낮춰 제시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 노조의 다른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이다.

파업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노조원의 참가율이 관심이다. 명분이 약한데다 이미 주요은행 두 곳이 사실상 불참을 선언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노조 간부만 참여하기로 했다. 간부는 100여명으로 전체 농협 노조 조합원 1만여명의 1%에 불과해 사실상 불참하는 셈이다. 국민은행 노조도 실제 참가자가 영업점 개수인 878개에도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노조 대의원 수백 명 정도만 파업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전체 은행권 직원 수 대비 참가율은 15%, 4대 시중은행의 참가율은 3% 정도에 그쳤다.

다만 부산 이전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에 비해 참가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은 6년 만의 파업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시작된 만큼 업무에 혼선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산업협의회 관계자는 "소수의 인력이라도 파업에 참여할 경우 각 은행이 본점에서 대체 인력을 파견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