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회사=플랫폼 회사"..36번 '고객' 외친 황현식 LG U+ 대표의 승부수

김현아 2022. 9. 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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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이 되려는 이유도 역시 고객 경험 때문
무기는 고객중심주의와 개방성..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3.0제시
5년 뒤 비통신분야 매출 40%로..기업가치 12조 만들 것
하반기 플랫폼 사업 위한 조직개편 및 대대적인 인재 영입 예고
[이데일리 김현아 정다슬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CEO가 15일 서울 중구 엠베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고객 중심 회사와 중장기 성장전략이 하나더라고요. 여러 미래 사업을 고민했지만, 결국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새로운 고객 경험 혁신이 필요하고, 고객을 이해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032640) 대표이사(사장)이 업의 본질을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며, 언급한 건 역시 ‘고객’이었다. 황 사장은 15일 열린 신산업 중장기 성장전략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통신은 고객의 시간을 많이 점유하는 서비스지만 실제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해하는 것은 크고 작은 플랫폼 회사들에 뺏겼다. 지금부터 고객 중심 사업으로 무장해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플랫폼을 키우기로 했다. 정공법을 택했다”고 언급했다.

플랫폼 기업이 되려는 이유도 역시 고객경험 때문

그는 1년 2개월 전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을 45번 외쳤는데, 이날 신사업 전략 발표에서도 고객을 36번이나 언급했다. LG유플러스가 플랫폼 기업이 되려는 이유 역시 고객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플랫폼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고객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흔적이 데이터로 남고 이 데이터가 다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드는 걸 꼽았다.

그는 “(이제 와 플랫폼 사업을 한다는 건)늦지 않았나, 통신회사가 할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통신에서 플랫폼으로 사업전환을 하겠다. 이것이 LG유플러스 3.0”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1.0은 LG텔레콤-LG데이콤-파워콤의 각자 활동 시기로, LG유플러스 2.0은 3사 합병 이후 LTE와 5G로 유무선 통신분야에서 도약한 시기로 설명했다.

LG유플러스 무기는 고객중심주의와 개방성

사실 플랫폼은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선점한 분야다. 또,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컴퍼니, KT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라는 이름으로 통신사들도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의 무기는 뭘까. 황 사장은 “방향성 측면에서는 경쟁사와 차별성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LG유플러스가 ‘유독(구독서비스)’을 출시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어떻게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느냐인데,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방성이 두 번째 차별점”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통신기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놀이 플랫폼 △성장케어 플랫폼 △웹(web) 3.0 플랫폼을 ‘4대 플랫폼’으로 제시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은 통신요금 상품을 기반으로 고객을 모으는 게 아니라, 언제 일어나고 언제 비타민을 먹는지 등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파악해 커머스와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놀이 플랫폼은 IPTV를 여러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편하고 쉽게 보는 TV(OTT TV)로 바꾸고, 팬덤이 확실한 스포츠·아이돌을 중심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힘쓰는 모델이다. 성장케어 플랫폼은 IPTV 부가서비스에 머물렀던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중심 ‘키즈 OTT’로 바꾸고 인터렉티브 학습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웹3.0플랫폼은 LG유플러스의 플랫폼 사업이 토큰 이코노미나 대체불가능토큰(NFT)와 접목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5년 뒤 비통신분야 매출 40%로…기업가치 12조 회사 되겠다

황 사장은 플랫폼을 통해 5년 뒤인 2027년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40%로 늘리고 기업가치를 12조 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022년 현재 LG유플러스의 기업가치(시가총액)이 4조9000억원이니 2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 그는 “통신회사의 여러 재무제표나 경영상황이 상당히 양호함에도 기업가치는 불확실성때문에 저평가돼 있다”며 “결국 통신 분야 매출보다 새로운 분야의 매출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기업 평가가 매우 달라질 것이다. 그때는 통신·비통신 회사라고 구분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가 플랫폼 회사가 되려면 인력과 조직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황 사장은 “작년에 조직개편을 하면서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도 만들었는데, 올해에는 신사업 조직을 좀 더 강화할 예정이다. 사내독립기업(CIC) 체계같이 독립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하반기 대대적인 조직개편 예고했다. 권용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플랫폼 사업을 위한 체계도 따로 만들고, 이를 이끌 분들도 외부에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인피티니스타’라는 조직을 두고 내부 아이디어가 상품·서비스되고 이것이 사업화되도록 인큐베이팅을 돕는데, 이런 조직을 더 많이 만들고 권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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