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생산 화승엔터프라이즈, 나이키 신발도 만들까..주총에 쏠린 눈

장윤서 기자 2022. 9. 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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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서 전환사채 발행 관련 변경 건 논의
나이키 OEM 사업 나설 가능성 주목
화승엔터프라이즈 주주총회소집공고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의류 기업 ODM(제조자 개발 생산)을 맡고 있는 화승엔터프라이즈가 나이키 완제 목표를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내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한 자금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오는 16일 충청남도 아산시 둔포면에 있는 화승인더스트리 아산공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시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 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주요 안건 중에는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논의된다. 기존 정관에는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사채 액면총액이 2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특정한 자(주주 포함)에게 사채를 배정하고자 사채인수 청약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발행한도 증액에 대한 정관 변경안을 다룬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측은 “기존 정관에는 전환사채를 발행 시 ‘액면총액 2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라고 규정돼 있는데, 이를 5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변경하는 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할 때 한도에 구애를 받지 않으려는 속내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아디다스 외에도 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ODM 및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월 나이키 어패럴 공장 인수가 마무리하고 나이키의 의류(모자·가방 등) 일부 품목을 소량 생산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나이키 신발 완제품 생산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계영 대표를 주축으로 사업 주축인 아디다스 외에도 나이키 등 다양한 브랜드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디다스 그룹 신발 부문 임원이었던 마이크 앨리치노와 나이키의 의류 부문 임원이었던 대런 해밀턴을 주축으로 스포츠 의류 OEM 사업 진출을 예견한 것도 공격적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신발에서 모자, 의류로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화승인더스트리 계열인 스포츠 패션 ODM 사업군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 고객은 아디다스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 신발의 글로벌 9개 벤더업체 가운데 점유율 2위(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더불어 아디다스 판매 부진 영향으로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고객사인 아디다스가 지난 7월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는 등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전방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디다스는 연평균 신제품을 30여종 출시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2년 6개월여 간 4~5종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3분기부터 아디다스는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재고를 쌓아나갈 예정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 제품의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으로 지난해 3분기 공장 가동률이 60%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공장 가동률은 올해 2분기 평균 96%까지 상승하기 시작하며 공장 가동률은 정상화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의 코로나 관련 행정명령이 완화되면서 가동률과 수율이 상승하며 실적은 회복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9%, 117.5% 증가한 4524억원 261억원을 기록했다.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도 이익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손익 개선은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회복 영향이 크다”며 “환율 상승효과도 본격적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나이키의 신발 생산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있다. 현재 가장 큰 고객사인 아디다스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디다스그룹은 화승이 나이키 신발완제를 할 경우 기존 주문을 급격하게 줄이려고 할 가능성이 커 화승 측에서 이를 민감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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