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복현 "금융시장 불안, 세련된 선제·협력 대응으로 대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아 15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주요국 통화긴축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며 “시장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입체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접근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업권별로 잠재적인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금융회사의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해 대내외적인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며 자금중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라며 “최근 며칠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계속 붙어다니기도 했는데, 한은과의 공동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라고 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8조 5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환송금 사건과 관련해선 “검사 대상이 광범위하고 금액도 많고 해서 자금 흐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라며 “생각보다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그 와중에 누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또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단계의 중간 진행 상황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상 외환송금 사건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CEO) 본인들도 자체적으로 이유가 확인이 안 된 상태고, 사실은 검사가 완결이 안 됐으니까 (지금 단계에서) 그분들이 ‘책임이 있다’라고 말할 순 없다”라며 “그렇다고 또 확실하게 자기 책임이 없다라고 모두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닐 거고, 예를 들자면 ‘일선에서 알아서 한 거니까 아무도 책임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려면 그만큼 훨씬 더 왜 책임이 없는지에 대한 상세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불법 공매도를 신속히 조사하고 엄중한 처벌을 하기 위해 신설한 ‘공매도조사팀’에 대해선 “무차입 공매도와 관련된 책임을 묻는 절차들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그 부분에 조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라며 “조사라든가 적발의 측면과 더불어 공매도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한 번 본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한번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예대금리차 공시 부실 문제에 대해선 “가급적이면 왜곡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컸다”라며 “신용 등급별로 금리 차가 왜 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등 100점짜리라고 도저히 저희 자신도 말할 수 없다. 결국은 핵심적인 정보가 한눈에 들어와야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고민들은 계속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6월 7일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해 이달 14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스위스에서 열리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취임 100일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는 하루 연기된 15일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