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조직개편 불만 잘 알아..임기 중 체계 잡고 싶어"
기사내용 요약
코로나 금융지원 관련 "무식하게 동일한 내용으로 연장하진 않을 것"
[서울=뉴시스] 김형섭 류병화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40대 부서장 등 젊은 공채 인력을 중용한 조직개편에 따른 내부 반발에 대해 "나이만이 아니라 조직 내 인화력이나 팀웍, 능력 등을 고려해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당연히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경험이 많고 후배들한테 인정받는 기존 국장님들 중에서 우수 자원들을 주요 권역별 감독국장이나 주무국장으로 배치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5일 업무능력이 우수한 부국장·팀장 19명을 국·실장 신규 승진자로 내정하는 등 부서장 40명을 교체하는 수시인사를 실시했다. 국·실장급 106명 중 38%가 바뀌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금감원 통합 이후 1970년대생 공채 출신 들이 전면에 부상했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된 1960년대생과 통합 이전 각급 기관 출신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국장보다 하위 직급인 팀장들이 국·실장으로 건너 뛴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우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는 퇴직이나 후선으로 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특정 나이대가 계속해서 일정 직급을 맞는 게 관행화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금융시장의 자율성·효율성을 추구한다면 우리도 결국은 나이가 중심이 아닌 내부의 건강한 경쟁이나 능력 발휘를 통해 인정 받은 분들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2~3년 정도 특정 업무를 맡아야 되는 분들이 승진해야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거꾸로 나이에 따라서 올라감으로써 그 밑에 2~3살 어린 분들은 기회가 없어지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다른 사정으로 승진을 못하신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어떤 방법으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인사 시스템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우수한 선배 자원들이 어떻게 보람 있게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따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어떻게 (인사 시스템이) 운영이 돼야 구성원들이 그에 대해 전망을 하고 노력을 하고 또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 예측이 될 수 있어서 사실 제가 임기 중에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아놓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만기 이자상환 유예조치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는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효율적 자원 배분을 존중하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흘러가야 된다고 믿고 있고 저희도 정책 유도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처럼 급격하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거나 시장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그 충격이 우리나라는 가계와 중소기업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늦더라도 내년 중으로는 이것을 꺾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금융위, 기재부 고위 당국자들이 다 같은 생각인데 구체적 방침을 어떻게 할지는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저희가 아주 무식하게 그냥 동일한 내용으로 연장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급적 최대한 업권에 설명을 드리고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귀 기울여 들은 다음에 정책에 반영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 인하 요구와 관련해서는 "금융기관들이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국토부 중심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대책이 나오는데 그것들을 저희도 눈여겨보고 있다. 정책적 필요가 있으면 마련을 하려고 한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사실 6개월 전과 지금이 많이 달라서 초단기적으로 뭘 하는 게 맞는지 신중한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노사가 갈등 중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논란과 관련해서는 "절차에 따른 것들에 대해서 존중을 하고 산업은행은 저희가 건전성 중심으로 감독하고 있다"며 "고유의 어떤 영업 활동이나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총파업을 선언한 금융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와 금감원의 내년도 임금 등에 대한 질문에도 "공공기관 내지는 금융기관 임금 문제는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어려운 시절에 고통 분담을 같이 해야 된다는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저도 취지는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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