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조봉행 사건의 K씨 실제로 만나, 에너지 엄청난 분" [인터뷰M]

김경희 2022. 9. 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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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에서 수완 좋은 민간인 사업가 '강인구'를 연기한 하정우를 만났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윤종빈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장첸이 함께 해 공개 이후 호평 속에 글로벌 순위도 높아가고 있는 작품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작품이 공개된 이후 주변의 반응은 어떻냐는 질문에 하정우는 "오랜만에 작품을 해서인지 많은 연락을 받았다. 제 연기는 뭐 잘해야 본전 아니겠나. 연기 이야기보다는 재미있게 봤다, 잘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2년 반 만에 선보인 작품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작품 속에서 하정우는 군인도 경찰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정원과 손잡고 수리남의 마약상을 잡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일반 수산업자가 과연 언더커버로 들어가서 그 무리에서 생존해낼 수 있을까가 정말 의문이었다. 엄청난 위기와 고비를 어떻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기지를 발휘해서 넘어갈 수 있을까? 어릴 때 유도를 했었다는 것 하나와 생존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지만 어떻게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을까가 개인적으로 엄청난 고민이었다. 그 명분을 쌓기 위해 윤종빈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만들어갔다. 그 명분이 완벽하게 쌓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리즈물 안에서 허용된 부분은 좀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실화지만 오히려 영화 같아서 더 실감 나지 않는 캐릭터의 당위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음을 밝혔다.

실제 이 작품의 배경이 이야기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한 조봉행의 실화였다.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 조봉행 때문에 낭패를 본 사람이었던 K 씨가 국정원에 협조해 가상의 재미교포 마약상과의 마약 거래를 위장했고 그로 인해 조봉행을 체포할 수 있었다.

하정우는 이 엄청난 실화의 주인공 K 씨를 직접 만나 뵈었다며 "시리즈의 마지막에 '강인구'가 하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못하는데 내가 이 무용담을 자식들에게는 해줄 수 있냐던. 그게 바로 이분이 회고록처럼 썼던 글이었다. 직접 만나 뵙기도 하고 사모님, 자제분과 함께 2회차 촬영 현장에 놀러도 오셨다. 첫 느낌이 엄청 탄탄하고 짱짱했다. 노년의 연세셨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산에 뛰어서 올라가시겠다 싶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분이셨다. 보이는 에너지의 위엄이 남달랐다."라며 실존 인물에게서 전달받은 느낌을 전했다. 그러며 "실제로 수리남에서 엄청난 기지를 발휘하셨더라. 처음 소년 가장이 되고부터 엄청 고생스럽고 힘들게 가정을 이끌어오셨는데 마지막에 국정원의 제안을 받고 거절하신 것도 아마도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 들어서가 아닐까 생각되었다"라며 드라마틱 했던 인물의 삶을 최대

시리즈를 계속 보면서도 '하, 이게 실화라고?'라는 생각이 들어 믿기지가 않을 정도였는데 하정우는 "편집을 긴장감 있게 해주셔서 더 긴박감 있게 느끼시는 것"이라고 하면서 "저는 연기적으로 대사 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했다. 대사량도 많았지만 영화 안의 상황이 각박하게 돌아가고 긴장감과 밀도가 있었는데 그걸 위해 저는 대사의 스피드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연기에서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그러며 "한국어 대사도 빠르게 했는데 거기 영어 대사까지 있어서 반복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 스피드로 영어 연기를 하려면 정말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거리에서 배운 영어라 발음, 문장, 단어 등 신경 쓰지 않고 초급 수준의 영어지만 유창하게 나오게 하려고 했다. 나름 감옥 가기 전 영어는 완전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이고 감옥에 다녀온 이후에는 좀 업그레이드된 영어로 구분해서 달리 구사하려는 노력도 했다."라며 영어 대사 연기를 위해 노력한 부분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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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전반적인 내레이션을 끌고 가는 것도 하정우였다. 그는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 본인은 엄청난 고생을 하고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는 기간이지만 시간이 흘러 마치 남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의 의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내레이션 톤은 좀 가볍게 잡았다. 처음부터 장엄해질 필요가 없었다."라며 초반에 그림을 보면 참 비극적이었지만 내레이션만 듣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경쾌하게 내레이션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는 하정우지만 참 능청스럽게 유부남 연기를 하며 부성애를 느끼게 했다.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공감 능력이 좀 있는 거 같다. 아마도 '강인구' 캐릭터를 윤종빈 감독이 만들 때 자신이 결혼해서 자식을 키웠던 결을 지문과 대사에 많이 녹여낸 게 아닐까 싶다. 부성애의 경우 자식을 낳아보지 못하면 절대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저는 자식이 있는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사는 이야기에 공감을 한거 같다."라며 곱씹으면 웃픈 공감 능력의 배경을 털어놨다.

14일(수)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공개 3일 만에 누적 시청 시간 2천60만을 기록하고 한국, 홍콩, 싱가포르, 케냐 등 13개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 '수리남'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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