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경고 속..독감백신 공급 차질 걱정 없나

김양혁 기자 2022. 9. 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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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감백신 2800만명분 공급..8일 기준 1813만명분 확보
전체 공급량 대비 실제 공급 65% 수준, 10월까지 공급 완료
7개 공급사 중 가장 늦은 GSK..9월 14일 첫 승인
공급 차질 우려.."백신 공급 완료 업체도 있어"
정부, 트윈데믹 우려 커지자 21일부터 백신 접종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경고가 나온 가운데 정부가 이달 21일 독감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확보하겠다던 2800만명분의 독감 백신 가운데 현재까지 65% 물량을 확보했다.

전체 목표 물량의 절반 이상 이미 확보했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와 해외 제약사 7곳이 백신 공급을 책임지다보니 한 곳만 문제가 생겨도 접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독감백신. /연합뉴스

◇정부, 올해 2600만명분 독감 백신 공급…9월 2주 기준 공급 물량 65%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8일까지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독감 백신은 총 1813만명분으로 집계됐다. 국가출하승인은 식약처가 백신, 보툴리눔 독소제제, 혈장분획제제 등에 대해 제조단위(로트)별로 유통 전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검정 시험 결과와 제조원의 제조·시험 결과 자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유통 전 최종 관문이라는 점에서 국가출하승인을 받으면 사실상 시중에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지난 7월 18일부터 독감백신 국가출하승인을 시작해 주간 단위로 독감백신 승인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식약처는 늦어도 15주차까지는 독감백신 공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8주차 출하승인이 이뤄졌고, 이제 남은 기한은 7주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10월 28일까지 2800만명분 독감백신에 대한 출하승인을 모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 생산 과정을 지켜보는 연구원. /SK케미칼

◇독감백신 출하승인 ‘들쭉날쭉’…전량 받은 곳도 있다는데, GSK 이제 시작

올해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제약, 녹십자, 한국백신, 일양약품 등 5곳이다. 이밖에 사노피파스퇴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외국계 제약사 두 곳이 공급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이 공급하는 독감백신은 총 9종류인데,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백신이 각 2개 제품을 공급한 데 따른 것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한 종류씩 공급한다.

이미 공급물량의 65%가 출하승인을 받았지만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출하승인량이 매주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가장 승인물량이 적었던 2주차에는 121만명분에 그친 반면, 8주차 물량은 450만명으로 4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개 회사가 독감백신을 공급하다보니 생산과 공급 등 절차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들은 이런 점 때문에 만에 하나 특정 회사의 생산, 공급, 출하승인이 늦어진다면 전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양약품은 지난 7월 가장 먼저 백신 공급을 시작한 반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가장 늦은 이달 14일에서야 백신 공급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출하승인 신청 후 허가까지 35일이 소요된다. 일양약품은 6월, GSK는 8월 출하승인 신청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승인 신청을 한 순서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출하승인이 늦은 업체는 신청을 늦게 했다고 보면된다”며 “백신 공급회사 중에는 이미 공급하기로 한 물량에 대한 출하승인이 모두 끝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독감 백신 전량에 대해 출하승인을 마친 회사가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병원에 붙은 독감 접종 안내문. /조선비즈DB

◇정부, 21일부터 독감백신 접종 시작…”유행 가능성 커 조기 접종 권고”

정부는 이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6주차인 8월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환자는 4.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전인 2018년 같은 기간 1000명당 4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엔 환자 1000명당 독감환자는 1명에 그쳤다.

질병청은 “올해 2분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이동량이 증가했고, 최근 2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다”며 “집단 내 자연면역이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는 유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무료 접종 지원 대상은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 등으로 총 1216만명에 이른다. 접종은 이달 2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로 연령대별로 접종 시기가 달라진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생애 처음으로 독감 접종을 하는 어린이는 2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접종할 수 있다. 생애 첫 접종 어린이는 1차 접종 후 4주 후에 2차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다.

어린이와 임신부는 10월 5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백신을 맞으면 된다. 만 75세 이상의 어르신은 10월 12일부터, 만 70∼74세는 10월 17일부터, 만 65∼69세는 10월 20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어르신의 접종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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