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등록'하면 35분 만에 실종 자녀 찾지만.. 등록률 절반 그쳐

지문 등록 가부 따라 발견 시간 140배 차이

올해 4월 서울 강서구에서 길을 잃은 8세 아이가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지적장애가 있어 인적사항이나 거주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경찰은 1시간 만에 보호자를 찾았다. 지구대에 데려와 확인해 보니 두 달 전 아이의 지문이 사전등록돼 있어 곧장 보호자와 연락이 닿았던 것이다.

이처럼 ‘지문 사전등록’ 제도는 실종 아동의 조기 발견과 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효과 대비 실제 등록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문 사전등록은 실종에 취약한 18세 미만 아동이나 치매 환자, 지적장애인의 지문ㆍ사진ㆍ신상정보 및 보호자 정보 등을 미리 등록하는 제도다. 실종 시 등록 자료와 대조해 신속한 보호자 확인이 가능하다. 꼭 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아도 애플리케이션(안전드림 앱)으로 간단히 등록할 수 있다.

지문 사전등록의 위력은 수치로 입증된다. 15일 경찰청 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8세 미만 아동이 지문 등록을 한 경우 평균 35분 만에 보호자를 찾은 반면, 미등록자는 81시간이나 걸렸다. 140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최근 지문 사전등록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실종 신고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올 1~8월까지 서울지역 실종아동 접수는 7,7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73건) 대비 42.5%나 폭증했다.

문제는 등록률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58.5%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인데, 특히 지적장애인과 치매환자의 등록률은 각각 27.8%, 38.6%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우리은행과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지문 사전등록 확산에 나섰다. 사전등록을 완료하면 은행 우대금리(최대 1.2%)가 적용된 정기적금을 개설할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