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戰 패배, 중·러 협력 계획 망칠 수도..시진핑, 진퇴양난

김정률 기자 2022. 9.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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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패배할 경우 미국 중국에 온전히 집중할 수도
"中, 러 과도한 확장이 세계 질성 형성하려는 공통 노력 망칠 것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022년 2월 4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의 전방위 압박 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겠다는 양국의 목표를 망칠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두 독재자(autocrats)라고 표현하며 이들은 올해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새로운 세계에 대안 비전을 공유하고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빠른 승리를 기대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승리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며 이는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패배하면 미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덜 중요한 자산이 되며, 미국은 약화된 러시아에 덜 집중하며 본격적으로 중국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 10월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를 너무 돕는다면 자국의 이익을 해치는 서방의 제재와 외교적 반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신속하게 우크라이나를 점령했다면 유럽 세력 균형을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환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필요할 경우 대만 무력통일을 주장하는 중국에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손쉽게 승리했다면 서방이 쇠퇴하고 있다는 시 주석의 믿음을 더욱 심화시켜 대만 공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미국 주도의 질서를 파괴하는 대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재활성하고 서방을 통합했다고 CNN은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은 더 안좋은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대규모로 후퇴하고 있으며 5개월 동안 점령한 영토보다 많은 지역을 일주일만에 잃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은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러시아가 패배할 가능성이 있으며 완전한 패배는 러시아의 정치 불안과 중국에 심각한 골칫거리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발전은 주로 서방과의 긴장에 의해 주도되지만, 부분적으로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긴밀한 개인적 관계에 의해 추진된다고 했다.

실제 집권 10년 동안,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38번 만났다. CNN은 이는 시 주석이 다른 세계 지도자를 만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강력한 푸틴 대통령이 없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무제한" 우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서방에 더 우호적이 돼 미국의 지정학적 포위망에 대한 중국의 오랜 두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문제는 중국이 푸틴 대통령의 통제권 유지를 위해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에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암묵적으로 지원할 용의는 있지만,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전략적 목표를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트 연구원은 관전 포인트는 무기 판매라며 그동안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기 구매국이었지만 만약 러시아의 방위 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은 그때에도 제재 리스트에 없는 예비 부품이나 추적이 어려운 경로를 통해 선적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트 연구원은 1950년대 중국·소련 동맹을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결속하는 공식적인 동맹을 만들 생각은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며 중국은 러시아의 전반적 이익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시 주석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을 위해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것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뿐 아니라 변방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다만 SCO는 유럽연합(EU)나 아세안(ASEAN)에 비해 훨씬 약한 지역 협력체로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이익과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 일부 이익을 진전시키려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SCO 회원국인 인도와 중국간 분쟁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했다.

CNN은 그럼에도 시 주석은 SCO 정상회담을 통해 서방에 의해 외교적으로 고립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친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무대에서 리더십을 맡을 준비가 됐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CNN은 시 주석의 이런 계획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약해지는 변곡점이 발생하면 차질을 빚을수 있다고 했다.

하트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처럼 강력한 파트너가 없다며 러시아는 중국과 어느 정도 긴밀하게 연계된 가장 강력한 국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의 과도한 확장이 세계 질서를 형성하려는 그들의 공통된 노력을 망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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