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4500억 기술수출.. 나스닥 상장사 인수
美 '뉴로보'와 지분투자 계약 체결
상용화땐 28조 시장 선점 기대
동아에스티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상용화 사례가 없는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미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과 4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이 회사의 주요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28조 규모의 NASH 치료제 시장을 두고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사와 신약 후보물질 2종에 대한 기술수출 및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동아에스티가 제2형 당뇨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물질 'DA-1241'과 비만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물질 'DA-1726'을 기술수출하고 계약금으로 뉴로보 지분을 취득하는 형태의 거래다.
이번 기술수출이 상용화로 이어지면 동아에스티는 약 2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NASH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을 비롯한 국내외 제약사들이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류가 꼭 극복해야 할 질환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들도 번번히 치료제 개발에 실패해 아직 치료방법이 없다. 동아에스티는 DA-1241은 2011년, DA-1726은 2016년부터 개발해 왔다.
뉴로보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회사로, 동아에스티는 나스닥 상장사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 기반을 확고히 했다는 의미도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뉴로보에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물질도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동아에스티는 계약금 2200만달러(약 304억원)를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전환우선주로 취득한다. 개발 마일스톤(기술료)는 최대 3억1600만달러(약 4396억원)다. 품목별로 DA-1726 개발 마일스톤이 1억7800만달러(2459억원), DA-1241은 1억3800만달러(1906억원)다. DA-1241은 글로벌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DA-1726은 비임상을 마쳤다. 뉴로보는 두 물질의 전세계 독점 개발권 및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향후 동아에스티는 제품의 임상 시료 및 상업화 후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뉴로보는 글로벌 임상 개발과 허가, 판매를 맡는다.
동아에스티는 계약금 약 300억원을 뉴로보의 전환우선주로 취득하며, 품목 허가 등 개발 마일스톤으로는 최대 4400억원을 수령한다. 이어 상업화 후 누적 순매출 규모에 따라 상업 마일스톤을 단계별로 받는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상업화 마일스톤이 개발 마일스톤에 비해 큰 만큼 동아에스티 기술수출 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에 21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며, 취득 후 뉴로보의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이번 계약은 동아에스티의 14번째 기술수출이다. 동아에스티는 2008년 과립구콜로니자극인자(G-CSF) 제제 '류코스팀'을 기술수출한 것으로 꾸준히 계약을 성사시켜 왔다.
김민영 동아에스티 사장은 "이번 계약 체결로 양사의 R&D 능력이 결집돼 우수한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며 "앞으로도 R&D 능력을 강화해 나가고,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건수는 7건, 금액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2건, 약 6조원에 비해 저조했지만 지난 13일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의 6700억 규모 기술수출에 이어 동아에스티까지 가세하며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보로노이는 미국 바이오기업 메티스 테라퓨틱스에 폐암·대장암 등 고형암 치료를 위한 경구용 인산화효소 저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눈을 돌렸던 국내 기업들은 다시 기본기로 돌아와 핵심 파이프라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 기대되는 기술수출 후보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ALT-B4'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이 기술로, 글로벌 제약사와 2019년 1조6000억원, 2020년 4조7000억원, 2021년 13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잭팟을 터트린 바 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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