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삼성, 정부에 '재생에너지 확대' 숙제 던졌다

新환경경영전략..'친환경'으로 경영 패러다임 대전환
탄소중립 목표 달성 땐..車 800만대 운행 중단 효과
전문가 "늦었지만 긍정적" 평가..2050년 시기 아쉽다
"韓, 재생에너지 조달 장벽"..'정부에 과제 안겨준 셈'

[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기자] 삼성전자가 전 지구적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혁신기술을 통한 ‘2050 탄소중립’ 달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초저전력 반도체·전력이 덜 드는 전자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탄소 배출량이 1700여만t(2021년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목표를 달성할 경우 자동차 800만대의 운행 중단과 같은 효과를 볼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골자로 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을 추진하는 등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한다고 15일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15일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에 전문가들과 기후·환경단체들은 삼성전자의 RE100 가입 선언과 관련, “늦었지만 긍정적인 결정”이라면서도 2050년이라는 목표 시기는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단 5년 정도라도 목표 시기를 당겨 의욕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선언 RE100은 비록 자발적 캠페인이긴 하나, 협력업체까지 RE100을 요구하는 탓에 사실상 규제에 가깝다.

그러나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한해 전력 사용량은 25.8TWh로,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14.6TWh)의 1.76배에 달한다. 대부분이 원자력·석탄·가스발전 등에서 나오는 만큼 삼성전자의 이날 선언은 말 그대로 ‘도전’이나 다름없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총 발전량 577TWh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TWh로 전체 발전량의 7.5%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RE100 가입 선언을 계기로 정부 역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는 삼성전자의 선언을 두고 정부에 “과제를 안겨준 셈”이라고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계가 정부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압박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공개리에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 대해 호소했다. 삼성전자는 “RE100 연례보고서에도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며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산업계는 재생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시민사회도 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준기 (jek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