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끌고 외국인 밀고.. 쌍끌이 매수에 50만원 탈환한 LG엔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내다 팔아
시장 교란 논란 속 "IRA법 최대 수혜주, 전망 밝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폭풍 매수세에 힘입어 시가총액 2위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50만원 선을 탈환했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2.51% 상승한 5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27일 상장 이후 주가가 마지막으로 종가 기준 50만원대였던 게 2월 9일. 이후로 주가는 계속 내리막을 탔다. 7월 초 35만원 선까지 내려앉았지만, 최근 두어 달 사이 40% 넘게 급반등했다.
배경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한결같은 매수세가 자리하고 있다. 연기금은 LG엔솔 상장 이후 이날까지 누적 5조2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연기금이 국내 시장에서 전체 순매수한 금액은 8800억원에 그친다. LG엔솔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선 연기금이 4조원 넘는 매도 우위였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연기금은 LG엔솔 상장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3조4402억원), SK하이닉스(-1조189억원)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여타 시총 상위 종목을 대거 팔아치웠다.
연기금의 LG엔솔 ‘편애’ 혹은 ‘편식’ 우려는 상장 이전부터 제기됐다. 시총 100조원대의 초대형 종목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나 펀더멘털(기초 여건)을 따지지 않고 기초 지수 편입 비율에 비례해 기계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기관 패시브 펀드들이 LG엔솔을 담느라 다른 종목 비율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삼전 주가가 못 오르는 건 LG엔솔 사는 연기금 때문”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시장 교란 논란에도 불구, 연기금의 LG엔솔 투자는 현재로선 성공적이다. 연기금의 LG엔솔 순매수 평균 단가는 46만5200원대로, 현재 10%가량 플러스가 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순매수 단가는 52만원대로 아직 손실권이다.
최근 들어선 외국인 매수세도 가세했다. 상장 초기엔 매도 우위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말부터 이 종목을 폭풍 매수하기 시작했다. LG엔솔의 실적 전망이 좋은 데다, ‘Made in USA(미국산)’를 강조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주로 LG엔솔을 꼽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LG엔솔은 미국 현지에 이미 배터리 단독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제너럴모터스(GM)·혼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5년 글로벌 총생산량의 약 43%를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목표 주가를 68만원으로 설정한 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IRA 법안으로 ‘Made in USA’가 2차전지 산업의 규범이 됐다”면서 “IRA 법안 이전부터 시행한 LG엔솔의 미주 지역 수직계열화 전략에 시장이 새로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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