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Report] '파훼법' 극복 못한 웨이보 게이밍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난 시즌부터 '전통의 파훼법'이 있었던 웨이보 게이밍.
빈 대신 더샤이를 영입하며 전력 상 분명히 업그레이드를 마쳤으나, 지난 2020년 '수닝의 기적'이후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도 명백한 대처법과 팀 자체의 한계점으로 벌써 2년째 롤드컵 선발전은 물론, 플레이오프 상위권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웨이보 게이밍, 3가지 핵심 문장 속에 그들의 두 시즌을 요약했다.
1. 기복의 팀 WBG
전 세계 모든 선수들 중 '기복' 없는 선수는 없다. 때로는 LNG처럼 두세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기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EDG의 플랑드레처럼 한 시즌에 가까운 기복을 선보이며 '교체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WBG는 시즌 마지막까지 '고점' 없는 기복에 시달렸다.
기복의 첫 주인공은 바텀 듀오였다. 지난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바텀라인을 든든히 지켰던 서포터 온은 이니시에이팅 담당 서포터를 선택하는 경우 '나홀로 시야장악', '나홀로 이니시' 등으로 상대에게 300골드를 헌납하는 자판기로 활약했다.
온 다음으로는 원거리 딜러 후안펑의 차례가 찾아왔다. 후안펑은 RNG전에서 에이징 커브가 의심되는 반응속도는 물론, 이즈리얼로 극악의 스킬샷을 선보이며 올 시즌 최악의 원거리딜러, '엘크'와도 비견될 만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어 시즌 중반부터는 더샤이가 흔들렸다. AL전 탑 아지르라는 의외의 밴픽을 시작으로 JDG전, LNG전에서 스프링 시즌부터 보였던 약점을 또 한번 노출하며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WBG는 리그 무패팀 V5를 잡아내는 이변을 선보였음에도 선수들의 연속적인 부진으로 끝내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 도약에 실패했다.
정글러인 소프엠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하루하루 주사위를 굴리는 관계로, 엔젤 혼자만 굳건하게 버텼던 이번 시즌 웨이보 게이밍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 더샤이의 약점, 분석&탑 파기
iG 전성기 시절의 더샤이는 무적에 가까웠다. 상대의 탑 노림수에 당해주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를 끝까지 말리고, 5-5 교전에서는 '기세'를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제3자가 보기에는 '매우 손쉬운' 교전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LCK에서는 페이커가 '미드라이너의 교본'으로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였듯, 더샤이를 보고 배운 선수들이 점점 탑 라인에 등장하며 더샤이 또한 과거의 '압도적인 라인전'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탑 라인은 미드 라인처럼 '무한 푸쉬', '라인전 압박', '로밍', '정글 교전 지원' 등으로 플레이스타일을 다변화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가장 영향력이 적은 라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샤이가 아무리 잘 성장한들, 타 라인이 버텨주지 못한다면 큰 소용이 없다.
반면 모든 라인이 탄탄한 JDG, TES, RNG 등은 더샤이에게 할애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특히 항우-한신처럼 천적으로 꼽히는 WBG-JDG는 카나비의 집요한 '탑 파기' 전략으로 이미 지난 시즌부터 웨이보 게이밍을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샤이의 입장에서는 이제 상상속의 카나비가 언제 자신을 습격할 지 모르는 '트라우마'에 걸릴 지경일지도 모른다.
LNG 또한 이 전략을 그대로 답습, 플레이오프 2R 1세트에서 3분만에 탑 라인 갱킹을 성공시키는 등, 더샤이에게 6분만에 2데스를 안기며 탑 라인을 박살낸 바 있다. 역시나 결과는 LNG의 승리였다.
3. 컨셉 살리지 못한 '히든 카드'
WBG가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상기한 탑 아지르는 물론 진, 모데카이저, 세나-야스오(서포터), 탑 쉬바나 등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수많은 히든 카드들을 꺼냈다.
명색이 '히든 카드'인 만큼 소위 '꼴픽'(기분에 따라 무작정 챔피언을 고르는 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팀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팀 차원 전략'은 WBG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탑 쉬바나'를 골랐던 JDG전 1세트다.
소프엠의 비에고와 함께 등장한 탑 쉬바나는 상대 세주아니-오공(정글러)을 상대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쉬바나가 6레벨을 달성하기 전까지 탑 라인에서 최대한 교전을 피하고, 상대의 습격을 어떻게서든 봐주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단 6분만에 두 번이나 쓰러진 쉬바나는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JDG는 카나비는 물론, 야가오와 서포터 미씽까지 부르며 더샤이를 압박하기도 했다.
탑 쉬바나의 창시팀이라고 할 수 있는 OMG 또한 LGD전 2세트에서 쉬바나-비에고로 비슷한 성격의 오른-오공을 상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당시 비에고를 고른 레드사이드(우상단 진영)의 아키는 레드-상대 블루 카운터정글로 노골적으로 경기 초반 탑 라인을 봐주는 선택을 했다.
시작부터 계획했던 레드 버프 시작은 물론, 자신의 위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까지 샨지의 리쉬를 받으며 정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상대 정글러는 쉬바나의 6레벨까지 단 한번도 탑 라인 습격을 시도하지 못했고, 역으로 쉬바나가 상대 탑 라이너 오른을 솔로킬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물론 100% 쉬바나-비에고의 공은 아니겠지만, OMG는 해당 경기 중반부터 폭발적인 파괴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거뒀다.
물론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웨이보 게이밍은 타 팀들의 전략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무려 두 시즌 JDG의 '탑 파기'에 고전한 만큼, 이를 파훼할 전략이 슬슬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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