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창조신에 '십자가' 만행..설문대할망 벽화 훼손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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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창조신화 속 여신인 설문대할망 벽화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 이도1동 골목에 조성된 설문대할망 벽화가 훼손돼 수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벽화 가운데 훼손된 그림은 애초 초가들이 있고, 그 옆에 갈옷 등 전통복장을 한 제주인들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인자하게 웃고 있는 거대한 설문대할망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제주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벽화가 훼손된 사실을 파악해 지난 1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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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창조신화 속 여신인 설문대할망 벽화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 이도1동 골목에 조성된 설문대할망 벽화가 훼손돼 수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벽화가 있는 지역은 제주시 광양초등하교 인근 주택가 골목이다. 이곳에는 어린아이들이 밝게 뛰노는 모습이 담긴 그림을 비롯해 유채꽃과 왕벚나무꽃이 휘날리며 한라산이 보이는 모습, 소나무와 해바라기 등 다양한 그림들이 담장에 그려져 있다.
이들 벽화는 지난 2012년 원도심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벽화 가운데 훼손된 그림은 애초 초가들이 있고, 그 옆에 갈옷 등 전통복장을 한 제주인들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인자하게 웃고 있는 거대한 설문대할망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훼손 부위는 벽화 속 설문대할망이 그려진 부분으로, 초록색 대형 동그라미 바탕에 하얀색으로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제주인들이 십자가를 우러러보는 모습으로 바뀐 셈이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도를 창조했다고 전해오는 신화 속 거대 여신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조신이다.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담아다 제주도와 한라산을 만들었다. 또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새어 나온 흙이 360여개의 오름이 됐으며, 한라산 봉우리가 뾰족해서 설문대할망이 꺾어서 잡아 던지니 아랫부분은 패여 백록담이 됐고, 윗부분은 산방산이 됐다고 신화가 전해진다.
제주도내 도서관과 문화센터 등에 ‘설문대할망’ 이름이 붙고, 제주돌문화공원에서는 해마다 설문대할망축제가 진행될 정도로 제주의 대표적인 신화 속 여신이다.
제주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벽화가 훼손된 사실을 파악해 지난 1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는 공공사업으로 추진된 벽화여서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벽화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분석하고 있다.
제주시는 범인이 검거되는 대로 원상복구명령 등 별도의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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