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 돌아왔다는데..서학개미 웃을 수 있을까

권유정 기자 2022. 9. 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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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AMC 등 줄줄이 반등
"일시적인 위험 선호 현상"
변동성에 급등락 반복할 듯

미국 증시가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른바 ‘밈 주식’(meme stock)으로 묶이는 종목이 나란히 상승폭을 키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가 주로 베팅하는 밈 주식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일러스트=손민균

밈 주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뜻하는 밈(meme)과 주식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SNS에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공매도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인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이 밈 주식의 대명사로 불린다.

14일(현지 시각) 게임스톱은 전날보다 0.28달러(1.01%) 상승한 28.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동안 게임스톱 주가는 약 13% 뛰었는데 지난 8~9일 이틀 동안에는 20% 가까이 급등했다. 게임스톱 외에도 밈 주식으로 불리는 AMC(19.4%),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15.1%), 블랙베리(5.7%), BUZZ 상장지수펀드(ETF)(3.5%)도 같은 기간 강세였다.

밈 주식은 성장주, 가상자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개인을 중심으로 되살아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밈 주식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우려 속에서 하락을 거듭하던 위험자산은 연준 피벗(방향 전환), 저가 매수 수요 등이 맞물리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뛰었다.

주요 외신에서도 밈 주식 랠리에 대해 연달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포브스는 “많은 전문가는 밈 주식 열풍이 팬데믹에 국한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밈 주식 랠리는 가까운 미래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혼란스러운 시장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밈 주식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는 주식 시장에 대한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밈 주식에 다시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랍권 대표 방송국인 알자지라는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상당수의 젊은 투자자들이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며 “장기 투자로는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 밈 주식에 손을 뻗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증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밈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더라도, 다시 급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밈 주식 대부분이 이미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쇼크와 연준 ‘울트라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1.0%p 인상) 가능성이 나온 13일 게임스톱은 5% 가까이 급락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천천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에 대비하는 게 좋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도 연준은 고강도 긴축 의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로 금리 상승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크다”며 “변동성이 덜한 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덧붙였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부터 최소 2~3개월은 금리 움직임에 따라 주식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며 “지금은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요인이 하나둘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빠질 때는 밈 주식, 성장주, 코인(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이 줄줄이 뛰겠지만, 지금은 그 반대 시기로 접어들고 있어서 리스크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학개미들의 밈 주식 베팅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는 AMC 주식을 4947만달러(한화 약 689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AMC는 해당 기간 국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BB&B 주식은 1317만달러(약 18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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