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서 두 달간 촬영" '수리남' 속 하정우의 치열한 생존기(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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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다.
하정우는 극 중 홍어 사업을 위해 수리남으로 갔다가 한인목사로 위장한 마약상 전요환(황정민 분)에게 속아 하루 아침에 마약사범이 되어버린 강인구 역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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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6부작으로 제작됐고,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유연석, 조우진, 장첸 등이 출연했다.
하정우는 극 중 홍어 사업을 위해 수리남으로 갔다가 한인목사로 위장한 마약상 전요환(황정민 분)에게 속아 하루 아침에 마약사범이 되어버린 강인구 역을 연기했다. 전요환에 대한 복수심과 함께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스로 전요환 검거 작전에 투입되는 인물이다.
하정우는 가족을 지키려는 강인구의 부정을 비롯해, 전요환의 감시 속에서 체포 작전을 이뤄내려는 긴장감 넘치는 연기, 수많은 악인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시민의 모습을 '수리남' 속에 담아내면서 다시 한 번 믿고보는 연기력을 선사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수리남' 공개 기념 인터뷰를 가지고 취재진을 만난 하정우. 그는 '수리남'의 제작과정과 함께 극 중 함께 연기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정우는 먼저 인터뷰 시작 전 "먼저 제가 제작발표회 때 일련의 일들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기자님들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리고 말씀을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 자리에서 언급과 사죄의 말씀을 못드렸는데 이 자리를 통해서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전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하정우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먼저 하정우는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지난 2020년 2월 불거졌던 프로포폴 투약 혐의와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사과했다.
▶제가 제작발표회 때 일련의 일들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기자님들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리고 말씀을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언급과 사죄의 말씀을 못드렸다. 이 자리를 통해서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전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
-'수리남'이 복귀작이 됐는데.
▶복귀작이 '수리남'이 될 것이라고 예상은 못했다. 그 전에 찍은 '보스턴'과 '야행'도 있었다. 무엇이 먼저 복귀작이 될지는 알지는 못햇다. 계속 기다리다 보니 이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2005년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나서 처음 맞이했던 (공백의) 시간들이었다.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낸 2년 반이었다. 많은 부분들을 반성하고 깨닫고 돌아봤던 시간이었다.
-추석 동안 반응이 좋았지 않나.
▶오랜만에 제작한 걸 봐서 그런지 주변분들은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응원의 느낌이 강했다. '재밌게 봤다'는 평이 많았다. 1화부터 6화까지 느끼는 건 다르겠지만 '쉼 없이 몰입감 넘치게 봤다'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만족할만한 반응이었다.
-처음에 '수리남' 이야기를 듣고 느낌이 어땠나.
▶일단 소재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리고 윤종빈 감독의 촬영 현장은 너무 힘들다. 집요하게 진행을 하니깐. 그러다보니 각오를 남다르게 했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의 생활 여건이 녹록치 않다. 도심이 아니라 밀림이고, 시대물이다. 엄청 고생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황정민과 연기를 맞춰보니 어땠나.
▶정말 에너제틱하다. 다 비슷하다. 병헌이 형도 마찬가지고 정말 에너제틱하고 몰입도가 좋다는 걸 느낀다. 정민이 형은 촬영을 할 때면 극 중 인물로 그 날을 산다. '수리남'에서도 수영하는 장면들이 몇 개 있다. 그러면 형은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닌다. 그런 사소한 것들도 하나하나 챙겨가면서 작품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성실함, 열정이 엄청 넘치시는 것 같다.
-밀림이 촬영지다 보니 힘들지는 않았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분량이 꽤 많았다. 두 달간 거의 40회차를 찍었다. 한달에 20회차 찍는 게 엄청 힘들다. 무엇보다 이동거리가 길었다. 밀림 장면을 많이 찍었기 때문에 도심에서 촬영 장소까지 2~3시간 걸려서 가야했다. 가는 길도 어려웠다. 휴대전화 안 터지는 건 기본이고 화장실 가려면 차 타고 5분이나 나가야했다. 또 날씨가 너무 습했다. 중간에 소나기가 내리면 바닥이 진흙이 되니깐 촬영도 불가할 정도였다. 제주도에서 총격신을 찍었고, 트럭 타고 도망가는 부분은 제주도에서 찍었다. 연회 열리는 마당도 제주도다. 루프탑은 전주 세트. 정말 여러 군데서 찍었다.
-다시는 못 찍겠다고 할 만한 장면이 있나.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누가 첩자냐'라는 것이 고조되다 마피아 게임의 마피아가 밝혀지는 부분이다. 대사와 컷수가 많았다. 같은 연기를 엄청 많이 해야했다. 배우들의 컷들도 많이 찍어야 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공들였다. 정말 공연처럼 찍었다. 조금만 힘이 떨어져도 다른 컷이랑 안 붙다 보니 엄청 공들여 찍은 장면이다.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총격신을 하는 장면은 원테이크처럼 보이지만 6컷을 찍어서 CG로 이어 붙인 거다. 리허설도 많이 했다. 텔레토비 같은 의상이 너무 모양이 안 나왔다. 넘어지는 장면이 너무 민망했다.(웃음)
-이번에는 하정우 표 먹방이 덜했다는 평도 있는데.
▶사실 예전에 '군도' 때 노리고서 배치를 했는데 안 먹히는 걸 보고 이제는 신경쓰지 말자가 됐다. 그때는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아마 '군도' 때의 실패가 그러지 않았나 싶다.
-작품의 사전 조사는 어떻게 했나.
▶15페이지 정도 짜리 이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내용의 글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런데 전요환의 목사라는 설정이 허구로 재구성이 됐다. 실화라는 기반을 가지고 영화적으로 극대화시키고 구성이 됐기 때문에 실화의 베이스에서 가져올 만한 것은 '그런 인물이 여기에 가서 살아남았다'였다. 제가 맡은 강인구라는 인물은 실화를 둔 동선에 윤종빈 감독 본인이 느꼈던 아버지 상과 본인 모습을 컬래버레이션한 게 아닐까 싶다.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에서 낭보를 전해왔는데, '오징어 게임' 공개 후 1년 만에 '수리남'이 공개돼서 글로벌 흥행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은데.
▶그럴만한 소재인가 싶다. '오징어 게임'은 로컬적인 것 같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세계적으로 사랑해 주시고 재밌어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고, 오늘 황동혁 감독님과 이정재 형이 찬사를 받는 것을 보고 우리 팀에게도 그런 찬사가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박해수도 계속 넷플릭스에서 얼굴을 비추다보면 상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웃음)
-시즌2에 대해서 얘기를 해본 적 있나.
▶윤종빈 감독이 만들 의지가 있느냐가 문제다. 다른 감독님이 이 소재를 가지고 또 할 수는 있을 거다. 그런데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만약 시즌2가 되려면 강인구가 국정원의 도움으로 변기태와 힘을 합쳐서 다른 사람을 잡으러 가야한다.(웃음) 시즌2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
-이번 작품의 목표가 있었다면.
▶드라마는 극장 보다는 시청하고 관람할 수 있는 문턱이 낮다. 윤 감독과 제가 한국 영화계에서 정말 큰 기회를 얻어서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드라마를 열심히 만들어서 선물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건 아니지만 재밌게 시리즈를 즐겨주셨으면 했다.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분들에게 찍었던 작품이나 찍을 작품을 통해 보답하고 온전히 드리고 싶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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