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4가 쏘아 올린 '우주 서비스' 시대.. 구글·화웨이도 가세

박성우 기자 2022. 9. 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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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 위성통신 활용 'SOS' 서비스
스타링크와 협력 '논의'..위성 서비스 확대
中 화웨이, 위성통신 가능한 스마트폰 출시
"한국 위성 통신에 대한 중장기 전략 필요"
애플이 아이폰14에 적용한 '긴급 SOS' 서비스. 이 기능은 이동통신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도 인공위성 통신을 활용해 문자 등을 보낼 수 있다. /애플

애플이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에 인공위성을 활용한 ‘긴급 SOS’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빅테크 기업 간의 우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애플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협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성 통신 개인 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을 비롯해 중국 화웨이 등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성 통신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위성 관련 서비스를 만들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스타링크만 해도 2000개 이상의 통신 위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이 운용 중인 위성은 19개에 불과하다.

또 이미 전국에 5세대 이동통신(5G)·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어 위성 통신의 필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SOS 신호나 전화, 문자 등 단순 통신을 넘어 위성을 이용한 데이터 서비스나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기업을 중심으로 위성 서비스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위성’에 꽂힌 빅테크…애플+스타링크 협업 ‘관심’

1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을 비롯해 구글, 화웨이, 아마존 등이 인공위성을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이동통신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 부상 등 응급 상황을 맞았을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해 SOS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인공위성 업체인 글로벌스타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애플은 글로벌스타가 제공하는 총 인터넷 용량의 85%를 사용할 예정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 경쟁사가 글로벌스타 인프라를 활용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애플은 위성 통신 서비스의 영역을 일반 전화나 문자에서 데이터와 신사업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보통 위성 통신은 군이나 방송용으로 특수 단말기가 사용되는데, 앞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의 장비 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위성 통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위성 통신 기능을 탑재한 중국 화웨이의 메이트50의 모습 /화웨이 제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스타링크를 이용한 아이폰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애플과 가능성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우주 위성통신 신호에 적응하고 스타링크가 무선 기지국처럼 사용되면 우주에서 스마트폰 인터넷 연결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미국 통신사 T모바일과도 협력 중이다. 양 사는 스타링크 위성을 사용해 T모바일 사용자들이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도 문자를 받고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 6월 이미 세계 최초 위성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 ‘메이트50′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스마트폰은 중국 베이더우 항법 위성 시스템을 활용해 단문 메시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구글의 한 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드로이드14 버전에서 위성 통신을 지원하는 방안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5G, 4G, 3G 등 스마트폰이 신호를 찾을 수 없는 지역에서 손쉽게 위성 통신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6G 저궤도위성 네트워크 구축해야”

이동통신 3사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아이폰14의 인공위성 서비스에 대해 “국내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땅이 넓고 대도시를 벗어나 산맥, 사막 등 험지에서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5G 전국망을 보유하고 있어, 위성 통신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통신사 직원이 5G 기지국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조선DB

하지만 국내 ICT 기업들은 당장의 서비스 제공은 아니더라도 위성 통신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성 통신이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되는 자율주행, 도심교통항공(UAM)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HD맵(High Definition Map·고정밀 지도)은 자율 주행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다. 일반 내비게이션 지도 ‘SD맵’(Standard Definition Map)은 오차 범위가 m 단위 수준이다. 하지만 HD맵은 오차를 10~20cm 단위로 줄여 10배 이상 정확하다. HD맵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성 기술이 필수적이다. 최근 현대차가 KT와 손을 잡은 것도 KT가 국내 통신사 중 KT샛이라는 위성 통신 자회사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위성 개수도 마찬가지다. 이미 스타링크는 2000여개의 통신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도 스타링크와 경쟁하기 위해 12조원을 투입해 100여개의 위성을 발사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의 위성 환경은 열악한 수준이다. 정부가 연구개발(R&D)로 개발한 위성은 총 17개이고, 이중 8개가 운용 중이다. 대부분 군용 통신과 관측용이다. 또 KT샛 등 민간이 개발·구입한 무궁화 등 위성 7개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임대한 항공 위성 1대도 있다. 사실상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성이 15개 안팎이라는 것이다. 민간 기업이 우주 서비스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이 전무한 상태다.

통신사 관계자는 “6G 시대에는 지상의 이동통신뿐 아니라 공중 위성 통신도 결합해 3차원 통신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전망이다”며 “미래 기술로 꼽히는 UAM이나 자율주행차, 자율운항선박 등의 경우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6G 저궤도위성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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