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융노조 총파업, 얻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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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결국 16일 총파업에 나선다.
지난달 19일 파업 가결 이후 노조와 사측이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파업 사태를 눈앞에 뒀다.
결국 파업을 무기로 협상을 진행한 지난 한달간 노조가 얻어낸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금융노조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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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양측은 마지막 대표 교섭을 통해 극적 타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지만 입장차가 너무 컸다. 노조가 당초 임금인상률 6.1%를 요구한 데서 한발 물러서 5.2% 수정안을 내놨고, 사측도 총파업 철회를 전제로 기존 1.4% 인상에서 2.4%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거기까지 였다.
결국 파업을 무기로 협상을 진행한 지난 한달간 노조가 얻어낸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연봉 1억 귀족노조’란 비난만 받았을 뿐이다.
금리 상승으로 실적잔치를 벌인 은행원들이 노동시간은 줄이고 월급은 두둑하게 달라고 하는 요구에 납득할 국민은 사실 많지 않다. 대다수의 국민이 고금리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는 상황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정작 은행 직원들의 마음이 파업에 쏠려 있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민생안정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돼도 모자랄 판에 고임금을 자랑하는 금융업계 종사자들의 밥벌이 걱정은 도를 지나친 모습이다.
이번 총파업도 사실상 동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인 농협과 우리은행이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전체적인 파업 동력을 잃었고 노조의 결속력마저 약해지는 꼴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일부 은행원들도 이번 파업이 실리가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데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어떻겠냐”면서 “명분도 없이 강행한 파업으로 잃은 것이 너무나 많다”고 털어놨다.
금융노조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전국 7000여 사업장에서 조합원 6만~7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으로 실제 참여율은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견되는 복합 경제위기에 서 있는 지금, 금융노조는 잘못하다간 홀로 외딴섬이 될 지경이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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