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 구타 사망한 유모 일병 사건 등 1275건 종결
활동기한은 내년 9월까지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15일 지난 4년간 활동으로 진정 접수된 1787건 중 1275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출범 4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2022 조사활동보고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진정 접수 시한인 2020년 9월14일까지 1787건을 접수했고 직권조사 21건을 포함해 총 1808건의 조사를 개시했다. 이 중 이날 기준으로 1275건을 종결했고 512건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종결 사건 중에서 새롭게 진상이 규명된 사건은 721건으로, 그 가운데 60%인 431건은 자해 사망 사건이다.
위원회의 활동으로 사망 원인이 은폐·왜곡됐던 장병들이 뒤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1964년 입대한 유모 일병은 어지럼증·두통·구토에 시달리다가 1965년 2월 사망했다. 군 보고서에 ‘뇌종양’으로 기재돼 일반 사망인 ‘병사’로 처리됐다. 하지만 유 일병의 외래환자 진료부에는 ‘행동과 말이 느려 여러 차례 구타당함’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또 모 육군병원에서 이뤄진 사후평가 기록에도 ‘당시 뇌종양으로 생각됐으나 이후 만성 경막하 혈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크며 (…) 최종적으로 두개강 내 혈종에 의한 사망’이라고 적힌 내용이 드러났다.
위원회는 “망인이 부대에서 어떤 구타를 당했는지 알 수 없으나 구타, 구토, 어지럼증, 전환반응, 만성 경막하 혈종 또는 두개강 내 혈종 등의 기재 사실로 보면 망인의 사인은 구타에 의한 두개강 내 혈종임을 넉넉히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기춘 위원장은 “군 사망사고에 제기된 의문 사항에 대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리 위원회의 역할”이라며 “관련자의 명예회복과 군인의 복무환경을 최고로 만들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해 국방부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1948년 11월 이후 발생한 군 사망사고 중 의문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한시적 기구로 활동 기한은 2023년 9월까지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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