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감축안 '슬쩍 끼워넣기'로 주민투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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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분들이) 감원되는 줄 전혀 몰랐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경비원의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는 대전지역 한 아파트가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한 투표를 관련 안건이 잘 드러나지 않게 '꼼수'로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 선모 씨는 "저도 관리규약 개정안에 대한 투표인 줄로만 알고 찬성표를 던졌다"며 "전자투표 안내 문자에는 '관리규약 개정 및 장기수선계획 수시 조정안'이라고만 돼 있을 뿐 경비원 감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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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경비원 분들이) 감원되는 줄 전혀 몰랐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경비원의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는 대전지역 한 아파트가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한 투표를 관련 안건이 잘 드러나지 않게 '꼼수'로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대전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에 따르면 서구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7월 경비원 인원을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관리규약 개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에 관한 규정, 공동주택관리 사전진단 등이 담겼을 뿐 '경비원 감축'에 관한 문구는 없었다.
조항 개정이라는 항목에도 동별 대표자 해임 등에 대한 조문 변경 내용 등이 담겼을 뿐 경비원 해임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3페이지 제 6조에 '경비직 인원 수'가 변경돼 있었는데, 비고란에 개정 사유로 '용어 수정'이라고만 적었다.
'감원'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지 않아 40페이지에 달하는 개정 내용을 일일이 읽어보지 않으면 찾기 어렵다.
실제 공동주택 관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아파트 관리규약 개정안으로 알고 기계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주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의 항의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원·미화원 감축 안내문'을 동 입구 게시판을 통해 2주 동안 공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선모 씨는 "저도 관리규약 개정안에 대한 투표인 줄로만 알고 찬성표를 던졌다"며 "전자투표 안내 문자에는 '관리규약 개정 및 장기수선계획 수시 조정안'이라고만 돼 있을 뿐 경비원 감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현관 게시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주민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불과 7개월 전에 실시한 경비원 감축 안건에 대한 투표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감축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투표한 주민(투표율 70%)의 86%가 찬성표를 던져 개정안은 가결됐다.
일부 입주민은 주민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한 재투표를 시행하라며 지난 7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날까지 2천910가구 중 629가구(21.6%)가 참여했다.
이 아파트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비원을 감축하는 안건을 단독으로 표결에 부쳤다가 올해는 관리규약 개정안에 포함시켜 투표를 진행했다.
잇따라 주민 반대로 부결되자 슬쩍 '끼워넣기' 투표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합뉴스는 투표 절차의 부당성 주장에 대한 관리사무소 측의 입장을 물었으나, 사무소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신유리 사업단장은 "경비원의 대량 감원은 입주민의 안전과 환경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장단점을 모두 공개하고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8월 1일 관리규약 개정에 따라 내달 말까지 경비 노동자 56명을 26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지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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