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시아 EU 가스공급 중단시, 국내 경제도 타격"
기사내용 요약
러시아, EU 가스공급 전면 중단시 총수출 0.18%p 감소
국내 조선·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 생산 차질
에너지 수급 불안 초래…에너지 가격도 오를 듯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올 겨울 러시아의 대(對) 유럽연합(EU) 천연가스 공급 전면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한국 경제는 대 EU 수출둔화 등 거시경제 리스크 뿐 아니라 에너지 수급불안, 핵심 자본재·중간재 공급차질 등 산업 차원의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BOK이슈노트에 실린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관련 EU 생산차질 및 국내산업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EU 성장률 1%포인트 하락 시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은 1.24%포인트, 총수출은 0.19%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U는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달 1~12일까지 러시아의 대 EU 가스공급 규모(일평균)는 지난해의 20% 수준까지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겨울철 러시아의 대 유럽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시 향후 1년간 EU 경제성장률이 0.4~2.6%포인트 정도 하락하고, 산업 생산 차질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EU경제의 가스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생산차질이 발생해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산업에는 에너지시장의 수급불안, 주력 산업의 생산차질, 원가상승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재고가 예년 평균 수준을 상당폭 하회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과 겨울철 수요 확대가 맞물릴 경우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
주요 LNG 수출국인 호주의 경우 국내 수입비중이 21%에 달하는데 호주가 자국내 공급 부족 우려로 수출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등 향후 수입여건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천연가스 도입가격 상승 시 관련 공기업 등의 수익성 악화와 전기가스요금의 추가적인 인상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천연가스 등을 생산원료로 사용하는 실리콘 웨이퍼·비료 등 화학제품은 생산원가 부담이 가중된다.
EU에서 생산차질 발생시 조선·반도체·자동차 등의 EU산(産) 핵심 자본재·중간재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차질도 우려된다. 화학·철강 등은 생산원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도체장비·선박엔진 등 일부 자본재와 중간재는 EU의존도가 높은 데다 대체가 어려워 국내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주요 기업은 핵심 반도체제조용장비(EUV)를 세계 유일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사에서 전량 수입하는데, ASML 역시 EUV의 부품인 렌즈 등 광학기기를 독일 칼자이스사에서 독점 공급받고 있어 독일 부품의 공급차질은 네덜란드 EUV 생산차질로 직결된다.
김남주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차장은 "반도체장비 수입이 우리경제의 생산능력(설비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럽 내 생산차질 발생시 국내 설비투자도 크게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도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2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NXP의 생산차질 발생시 글로벌 차량용반도체 수급불균형을 심화시켜 국내 완성차 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화학, 철강 업종의 경우 EU 의존도가 낮아 EU 수입 감소로 인한 생산차질은 제한적이지만 주요 원료인 나프타,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킬 전망이다. 철강 업종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원가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밖에 우리나라의 수입규모, 수입대체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EU국가 중 독일의 생산차질이 국내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차장은 "러시아의 대 EU 가스공급 전면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과 겨울철 수요 확대가 맞물릴 경우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돼 국내 에너지 수급불안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에나지 수급안정 노력과 함께 우리 경제에 영향이 큰 수입 품목들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해외 공급망 정보 확충·공유 등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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